아직 그곳에는 아빠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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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주기] 동거차도의 아빠들_1 아직 그곳에는 아빠들이 있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는 세월호 침몰 2주기를 앞두고, 동거차도에서 인양 과정을 감시하고 있는 416가족협의회의 아빠들을 찾아 1박 2일 동안 함께했다. 본 기사는 연작 기사의 첫 번째 편이다.'

어선을 타고 넘실대는 파도를 넘어 한 시간, 비좁은 산길을 다시 올라야 도착할 수 있는 곳. 이곳을 작년 9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명칭은 '416가족협의회'다.

416가족협의회는 작년 9월, 세월호에 대한 인양 준비작업이 시작될 무렵부터 침몰 지점에서 약 1.6km 떨어진 동거차도의 야산에서 인양 과정을 감시하고 있다. 가족들끼리 조를 짜 1주일 동안 머무르며, 보통 같은 반 부모들로 구성된다.

서망항에서 임차한 어선을 타고 가기를 한 시간, 멀리 동거차도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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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치 식량을 내려 수레에 담아 산 밑까지 옮긴 다음, 다시 짐을 지게에 지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곧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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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길도 없었어요. 갈대를 헤치고 오르면서 길을 낸 거죠.”

예슬이 아빠(박종범 씨)가 앞장서며 이야기했다.

원래 길이 없던 터라 한 명이 겨우 지나가기에도 힘든 길가 군데군데 노란 리본이 묶여 산바람에 얕게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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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십여 분을 오르니 탁 트인 정상 너머로 배들이 보였다.

작년 8월 19일부터 세월호 인양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하이 샐비지’의 바지선과 작업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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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샐비지’는 세월호 침몰 지점 위에 1만 t 급 바지선을 베이스캠프로 하고 작업선 4척을 동원해 인양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올 7월 말까지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세월호 인양 준비 작업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움막을 처음 짓게 된 것은 작년 9월, 세월호 가족들의 엄마 아빠들이 처음 찾았을 때는 아무것도 없는 산등성이었다.

“처음과 비교해서는 정말 좋아진 거죠. 처음에는 전기도 없고, 추위도 너무 심했죠.”

예진 아빠(정종만 씨)가 주변을 설명하며 말했다.

현재 섬에는 작년에 처음 지은 움막과 올해 독지가가 자재를 기부해 새로이 지은 돔 텐트 두 동을 포함 세 동의 가건물이 있다. 매서운 섬 바람에 비닐 벽이 계속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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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은 순서를 정해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인양 과정을 바라보며 기록하고 있었다.

“인양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요. 우리가 이렇게 기록하는 것
도 정부를 향한 어떤 압력이기도 하고, 선체가 진실을 알리는데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윤민 아빠는 다른 아빠들과 간간이 대화를 하면서도 바다에서 눈을 떼지 않고, 중간중간 배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일지에 기록했다.

“우리가 여기서 인양 과정을 보니까 바지선 방향을 돌려버려서, 제대로 감시를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이상하게 밤에만 작업을 하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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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아빠가 망원경으로 바지선을 보고 있다

섬의 날씨는 시시각각 변했다.
안개 때문에 더 이상 기록이 어려워지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새벽이 오자 윤민 아빠는 4평 남짓한 움막 안에 등을 뉘었다.

시민단체로부터 기증받은 전기장판에서 온기가 올라왔지만, 짠 내음의 찬 공기가 움막 안으로 들어왔다. 움막 벽에 붙은 벽, 동거차도에 머물렀던 어머니들의 글귀를 적은 노란 천들이 흔들렸다.

[세월호 2주기]동거차도의 아빠들.

2. 어느 아빠의 독백(4월 15일 예정)
3. 아빠들은 이름이 없다(4월 16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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