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은 여러모로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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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은 많은 시청자들이 찾아볼 정도로 인기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지난 7월25일 선보인 앵커브리핑 역시 온라인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JTBC 페이스북의 해당 영상은 조회수를 23만건을 넘었으며 좋아요는 8000명이 이상이, 공유는 2600건을 넘겼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보고 댓글을 달고 공유를 했다.

손 사장은 "지난 2주일 동안 JTBC 뉴스룸은 저널리즘과 관련된 두 번의 고민의 기회를 가졌다"며 말문의 뗐다. 바로 '사드 번역 오역 논란'과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에 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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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사장은 사드 포대와 레이더를 배치한 괌 현지 상황과 관련해서 미군 기관지 '성조지'를 인용에 대해 "오역"이었다. "깊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손 사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보도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뉴스룸은 비록 완벽하진 못했어도 해당 기업에 대한 문제제기성 보도를 힘닿는 한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해왔다"며 해당 내용을 인용보도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이건희'이라는 이름은 '한국 제일의 대기업 회장'으로 대체됐다.

그러면서 손 사장은 "이 사건을 보도함에 있어서 단지 그것이 힘 있는 대기업 회장의 문제냐, 아니냐를 떠나 무엇이 저널리즘의 본령에 맞느냐를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른바 진영논리에 의해서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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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언을 두고 "모호하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JTBC가 '뉴스타파'의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에 대한 보도를 한 것과 관련해 JTBC는 대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겠지만, 반대로 진보언론의 '전가의 보도'처럼 대기업을 비판하는 것 또한 '저널리즘의 본령'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매체비평지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자신의 블로그(브런치)에 "손석희는 JTBC가 보도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대한 관심에 상당한 압박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JTBC 입장에서는 단순 인용 보도를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중앙일보가 기사 한 줄 내보내지 않는 것만 봐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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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된 것은 또 있다. 손 사장은 중국 작가 위화의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라는 구절을 인용했다.

"루쉰이 그렇게 말했어…"

손 사장은 "중국의 문화혁명 시절. 사소한 문제로 친구와 다투던 어린 시절의 위화는 갑자기 떠오른 이 한마디 말로 친구를 설득할 수 있었다"며 "문화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아큐정전의 작가 루쉰의 말은 중국인들에게 신뢰와 권위로 받아들여졌다"고 자신의 바람을 이야기했다. 즉, 먼 훗날 JTBC도 그런 이름으로 불렸으면 한다는 것이다.

"JTBC 뉴스가 그렇게 말했으니까…"라는 말을 들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얘기를 듣고 찬사를 보냈으나, 일부에서는 위화의 말을 반대 맥락으로 해석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위화가 저 말을 한 것은 합리적인 토론이 거세된 문화대혁명 당시의 분위기를 비판하기 위해 인용했다는 것이다. 정지은 문화평론가는 경향신문 6월19일 기고문에서 중국 소설가 위화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책에서 읽은 구절을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태양이 언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가’를 놓고 친구와 1년 가까이 논쟁을 벌이던 소년 위화는 “루쉰 선생님께서도 정오에 태양이 지구에서 가장 가깝다고 말씀하셨단 말이야!”란 거짓말로 지루한 논쟁을 한 방에 끝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루쉰이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문화대혁명 때 ‘루쉰’이라는 하나의 단어가 중국에서 얼마나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경향신문, 6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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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논쟁이 사실의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루쉰'이라는 이름으로 논쟁이 거세되어버리는, 권위의 상징인 동시에 비이성적인 당시 권위주의 풍경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정지은 문화평론가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던 ‘루쉰’은 이제 대명사로서의 무게를 내려놓고, 작가의 운명을 되찾았다"며 '선생님 말씀'의 옷을 벗은 작가 루쉰을 평가했다.

이런 루쉰을 손 사장이 "JTBC 뉴스가 그렇게 말했으니까..."라고 인용하는 건, 또 다른 오역일수도 있다는 일부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손 사장은 저널리즘의 본령과 권위로서의 상징이 JTBC였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말했겠지만, 인용의 대상이 비이성적인 시대의 권위의 상징이라면 이야기의 맥락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드오역, 삼성, 이건희, 루쉰과 위화. 많은 것을 담은 4분45초짜리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은 여러모로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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