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하나를 못 먹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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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07-04-16 09:11 조회4,2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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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거지가 들어앉았는지
밥 먹은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자꾸 허기가 지기 시작합니다.
간단히 라면이나 하나 끓여 먹어야겠다 싶어
가스레인지 위에 물을 올려두고 라면을 찾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부스럭거리다 언제 사둔지도 모르는
라면 하나를 겨우 찾아 냄비 뚜껑을 엽니다.
보글보글 끓는 물에 라면을 입수시키려다
뜬금없이 밤늦게 먹는 라면은 별로 몸에 좋지 않다고
삐죽거리며 잔소리하던 당신의 예쁜 투덜거림이 떠오릅니다.
예전엔 혼자 먹는 게 싫어 자주 굶곤 했는데
이젠 혼자 먹는 것보다 당신 없이 먹어야 하는 괴로움에
반쯤 뜯긴 라면 봉지를 팽개치고 엉엉 울기 시작합니다.
당신 생각이 납니다.
또 다시 당신 생각이 납니다.

오늘도 이렇게 헤어진 당신의 향기를 가슴에 품고
차가운 무르팍에 얼굴을 묻은체 울고 있습니다.
자꾸 이러다 젊은 나이에 무릎에 물이 차진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걱정이 듭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 참 미운 사람입니다.
이렇게 라면 하나를 제대로 못 먹게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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