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 눈물 부끄러웠고 모친께 꾸중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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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웠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눈물의 기자회견'. 큰 파장을 남긴채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 박찬호가 당시 심정과 눈물의 의미를 솔직히 털어놓았다. 인간 박찬호의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냈던 시간.

30일 오후 일본 미야자키 두산 캠프장이 마련된 사이토 구장 식당. 샌드위치와 라면으로 점심 식사중이던 박찬호는 쾌활한 모습이었다. 기자회견장에서의 침통함은 이미 흘러간 추억일 뿐. 훈련 지원팀이자 파트너 오상묵씨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두산 박보현 매니저에게 90년 청룡기 결승전에서 선취 적시 2루타를 쳐냈던 얘기도 추억처럼 던졌다.

'눈물 사건'의 심정을 묻자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다. 어머니께도 혼났다. 남자로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보기 싫으셨던 모양"이라며 "저를 아끼시는 분들은 좀 더 강한 모습을 원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서러운 감정은 아니고 대표팀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끝내야한다는 생각에 순간 북받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나는 감성적인 사람인 것 같다. 강할 때는 강하지만 여릴 땐 한없이 여린 성격"이라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늘 강한 면만 보여줬던 과거 모습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 실제 그는 자신의 변화를 인정했다. "힘으로만 야구를 할 때는 쉽게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평범한 성취에 거만해지기도 하고 작은 시련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제는 성숙해지려 노력하고 있고 성숙했다는 얘기도 듣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배들에게도 늘 강조하지만 나는 선택받은 삶을 살고 있다며 만족해한다. 과정이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더욱 신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을 포함, 두산 후배 투수들을 상대로 한 3차례의 강의는 박찬호의 심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의 모든 노력은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는 박찬호는 "훗날 기회가 된다면 한국야구에서 뛰고 싶은게 또 다른 소망"이라며 유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프로야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한화 뿐 아니라 타 팀도 두루 뛸 수 있으면 좋겠다"며 붐업을 위한 구체적 제안을 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다음달 1일 귀국해 최근 책을 펴낸 아내의 출판행사에 참석한 뒤 비자 문제를 해결한 뒤 6,7일쯤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 LA에서 2차례 피칭 후 12일 필라델피아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나선다.

 -필라델피아에서 안정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웃으며)25인 로스터야 확실하다. 지난해 불펜과 선발이 모두 가능하다는 검증을 거쳤기에 필라델피아에서 내게 선발 기회를 준 것 같다. (필라델피아 입단은)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목표의식도 강해졌고, 돈도 많이 받았다.(웃음)

 -이미 이룰만큼 이뤘다. 남은 목표는 대체 무엇인가.

▶내겐 목표가 너무 많다. 선수로서의 목표와 인생의 목표가 있다. 당장 팀에서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목표의식을 가지고 대처할 생각이다. 하나씩 좁혀가겠다.

 -국내 구단(두산) 캠프에 참가하는 건 처음이다. 이유가 있나.

▶늘 개인적으로 훈련해왔는데 한국야구 시스템을 접해보고 싶었다. 재미도 있고 또 다른 시각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 팀플레이, 펑고 등 생소한 게 많다. 젊은 후배들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해주면서도 운동도 충분히 하고 있다. 미국서 훈련할 때는 일주일에 한번씩만 쉬었는데 지금은 훈련량이 많다보니 피곤해 두산 선수단 휴식로테이션(3일 훈련, 1일 휴식)에 따르고 있다.

 -과거에 비해 페이스가 빠른 편인가.

▶공 던지는 건 추워서 그런지 힘든 부분도 있다. 불펜 투구를 70개 정도하고 있다. 타자 상대로 2차례 던졌고 한번 더 던진뒤 귀국할 생각이다. 난 늘 100%로 훈련한다. 다만 실전에서 3경기 쯤 뛰어야 정상 페이스를 찾을 수 있다.

 -두산 투수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던데.

▶또렷한 목표의식과 마운드 위에서의 긍정적 마인드, 그리고 자신의 야구를 할 것을 강조한다. 심판, 코치, 관중, 선후배 예의를 따지다 보면 분위기에 휩싸이다보면 남의 야구를 하게 된다. 마운드 위에서는 겸손하기 보다는 건방질 정도로 자기 공을 찔러 넣을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은 영원히 은퇴하는건가.

▶WBC 참석 못하는 건 너무 아쉽다. 하지만 이제는 김광현 류현진 김태균 등 젊은 선수들이 박찬호 이승엽 서재응 몫을 해줘야 하고 할 거라고 믿는다. 이번 WBC는 '한국이 이래서 올림픽 금메달 팀이구나'하는 인식을 세계에 심어줘야할 중요한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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