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신상남 크라운제이 `음악·사랑·어머니`에 대하여

MBC TV‘ 우리결혼 했어요’에서 서인영과 함께 가상 부부로 출연해 '국민 서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크라운제이.

신상에 열광하고 몸매 좋은 여자에게 필이 꽂히는 이 남자의 매력은‘솔직함’. 방황하던 유학시절의 고민, 아들 뒷바라지로 고생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거침없이 털어놓는 크라운제이의 인생 이야기.

‘케빈은 바람둥이’‘그녀를 뺏겠습니다’등 히트 곡을 발표했지만 크라운제이(30)가 스타가 된 건 MBC TV‘ 우리 결혼 했어요’(이하‘우결’)에 출연한 이후다.‘ 우결’은 그에게 평생토록 잊지 못할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마니아들만 좋아하는 힙합 가수인 데다 껄렁한 이미지로만 비치던 그에게 솔직하고 로맨틱한 매력이 있다는 걸 보여 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저고,‘ 우결’에서 신상과 한정 판에 열광하는 것도 저예요. 하지만 무대에서는 연출하는 부분이 많잖아요.‘ 우결’은 저의 생활과 성격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데, 가식적이지 않은 모습을 좋아해 주는 것 같아요.” (웃음) 한번은 서인영이 반지를 숨겨 놓으며 장난을 쳤는데 실제로 마음 상한 그의 모습이 화면에 담기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반지 하나로 화를 내는 소심남”이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한편에서는“가식적이지 않은 모습이 귀엽다”는 반응도 있었다. “액세서리랑 옷을 아주 좋아해요. 특히 한정판은 소장 가치가 있으니까 집착을 하게되요. 그런 점에서 인영이랑 잘 맞 아요. 인영이도 신상, 되게 좋아하잖아요. 하하!”

철없는 된장남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그가 왠지 밉지 않다. 촬영을 위해 액세서리를 하나하나 상자에 담아 온 이 남자의 정성이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 3 집 앨 범 1 만 장 한 정 판 으 로 낸 이 유 , 겉 치 레 사 양 하 는 솔 직 함 이 매 력

그가 1년 2개월 만에 가수로 컴백 했다. 1집 ‘One&Only’, 2집 ‘Miss Me?’에 이어 3집 미니 앨범‘Fly Boy’를 낸 것. ‘우결’에서 보여 준 엉뚱한 신랑 이미지가 강해 가수로서 걱정이 되지는 않을까. “그런 부담감은 없어요. ‘우결’에서도 인영이랑 같이‘Too Much’를 부르기도 했고, 힙합 속에 묻혀 사는 모습을 간간이 보여 주기도 했으니까요. 1년 만에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니 무척 설레요.” 10월 2일 발매한 미니 앨범은 1만 장 한정판인데, 이미 전량 매진됐다. 앨범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한정판의 의미가 퇴색할까봐 추가 제작을 하지 않으려 한다. 스타급 가수의 앨범도 판매가 안 되는 요즘 한마디로 대박이다.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권 형식으로 디자인해서 최고의 소장 가치를 지닌 한정판 앨범을 낸 거고요. 사실 제작비가 많이 들어 남는 것도 없 어요. 진짜예요.” 발매일 하루 전에 공개한 타이틀곡‘Fly Boy’는 엠넷닷컴, 싸이월드 등 실시간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미니 앨범 에는‘Fly Boy’를 포함해 총 3곡을 수록했다. 미국에서 유행 중인 A-TOWN 음악을 힙합과 접목해 다양한 시도를 한 것. ‘우결’을 촬영하는 동안 틈틈이 앨범 작업을 하며 30곡을 만들었고, 그중 3곡을 선별했다.

“8개월 동안 술자리 횟수도 줄이고, 연애도 하지 않으면서 작업만 했어요. 예전에는 거리를 걷거나 밥을 먹다가도 영감이 떠오르면 메모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메모하면 기억할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점점 처음 느낌이 퇴색하잖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풍향과 바람의 온도가 달라지듯이. 그럼 따끈따끈하고 신상의 느낌이 없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에 최대한 많은 감정을 끌어내어 필이 꽂힐 때 곡을 썼어요.”

지금까지 작업한 앨범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것이 이번 3집 앨범이다. 최선을 다한 덕인지 그는 지난 10월 18일 미국에서 열린 BET(Black Entertainment Television) 시상식에 참석하게 됐다. 세계적인 흑인 음악 축제에 국내 가수가 초청된 것은 크라운제이가 처음.

“미니 앨범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려고 애틀랜타에 갔다가 제 곡에 관심을 보이는 몇 분과 만난 적이 있어요. 계속 미팅을 하자고 했는데,‘ 우결’촬영도 있고, 한국에서 활동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미팅 일정을 잡지 못했어요. 그러던중 시상식에 초청받았고, 미팅도 그때 하기로 한거죠.”(웃음) 이제 ‘개미’ 크라운제이가 월드 스타로 거듭나는 것도 기대해 봄직하지 않을까. CROWN J

그가 힙합뮤지션의 꿈을 꾼 계기는 미국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환경 때문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미국 콜로라도로 유학 가서 흑인 가족 8명이 사는 집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당시 그에게 힙합은 생활이었다. 흑인 가족이 부르고 듣는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그렇게 그에게 힙합은 생활의 일부 였던것. 그의 생뚱맞은 필모그래피가 생겨난 것은 대학 졸업후부터다.

산타 모니카 대학 졸업 후 UCLA에 편입할 정도로 학구파였던 그는 펀드 매니저를 꿈꾸기도 했다. 휴학을 하고, 무역회사에서 수출 매니저로 일년 동안 근무했다. 하지만 학비 부담으로 UCLA 대학 졸업과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고 카투사에 입대했다.

“한국에서 가수 생활 하려고 입대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학비 부담도 크고, 제가 군대에 가면 가족이 덜 힘들겠구나 싶어서 군대에 간거였죠.”

그러다 홍대앞 클럽에서 놀다가 뜻 맞는 친구들을 만났고 병장 시절, 뮤지션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어머니의 반대는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고된 아르바이트와 직장 생활, 군 생활까지 해온 아들이 쉽게 결정한 것이 아니란 걸 알기에 6개월만 해보라며 허락했다.

“어머니는 안 될거라고 생각하셨나 봐요. 어머니의 허락이 떨어진지 4개월 만에 소속사와 계약을 하고 나니 그제야 어머니도 안심하셨고, 그 뒤부터는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셔요.”

아들에 대한 기대가 클 텐데도 욕심을 접고, 아들을 믿고 지지해 주는 어머니. 그렇기에 그에게 어머니의 존재는 아주 특별하다. 남편 없이, 친정어머니를 모시며 살면서도 자식 잘 키우겠단 일념으로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것. 어릴 때는 그런 것도 모르고 말썽도 많이 부렸다.

한국인이라고 놀리는 아이를 때려서 여러 번 학교를 옮겨야 했고, 그때마다 한국에 계신 어머니가 여기저기 전화를 하며 일을 수습해야 했다.

“저만 미국에 보내고 어머니는 한국에 계셨으니까 제 걱정을 더 많이 하셨겠죠. 저를 미국 보내자마자 어머니가 호텔 고객 관리 일을 시작 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하고, 저녁 6시에 퇴근하고서도 직장인들 영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 또 했어요. 20년 가까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고된 일을 하면서 저를 키우신 거예요.”

매일 새벽 5시부터 밤 9, 10시까지 일을 하고 귀가하면 자정이 되는 생활을 반복했으니 어머니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까지 덮치면서 800~900원 하던 환율이 1800~1900 원까지올랐다. 어머니는 아들의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더욱 힘든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것.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를 그는 입대한 뒤에야 알았다. 아들이 걱정할까봐 어머니가 오랫동안 털어놓지 않았던것.

“남은 시간 동안 효도하며 살아도 어머니가 제게 베풀어준 사랑과 희생에 대한 보답은 못할 것 같아요. 무조건 효도하면서 살아야죠.”(웃음) 지금은 어머니 말이라면 100% 순종한다는 이 남자. 어머니의 삶을 깊이 이해하는 속 깊은 아들의 마음을 엿봐서일까.‘ 잘 자란 남자’ 란 느낌이 든다.

어머니에 대한 순정적이고 애틋한 마음과는 달리 연애할때는 쿨가이일 것 같은 그의 연애관이 궁금했다. 1집을 발매하고‘케빈은 바람둥이’라는 곡 때문에 플레이보이 이미지가 오버랩되는걸 부정할 수는 없다.

말이 와전돼 여자를 300명 가까이 사귀었다는 기사까지 보도됐으니 말이다. “그건 정말 잘못된 기사예요. ‘케빈은 바람둥이’라는 곡 때문에 바람둥이라는 소문에 휩싸였는데, 제가 사귄 여자는 여덟 명뿐이에 요. 그 중 결혼까지 생각하던 여자는 한 명이었고요.” 인터뷰할 때마다 공공연히“서인영이 이상형”이라고 했던 그는 실제로 어떤 여자에게 마음이 사로잡힐까.

“몸매가 좋아야 해요. 몸매가 좋은 여자는 대개 부지런해요. 그리고 자기를 사랑하죠. 자기 꾸미는 걸 좋아하는 여자는 남자친구도 꾸며 주고 싶어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착한 몸매 보며 눈요기하고 싶은 것보다 그렇게 자기관리를 하는 여자가 좋아요. 참! 반드시 어른을 공경하는 사람이 좋아요.”

사랑을 하면 자칭 로맨티스트가 된다는 이 남자.

그의 로맨티시즘은 알렉스의 로맨티시즘과는 다르다. 여자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깜짝 이벤트로 해주면서 생색도 낼 줄 아는 실속파 로맨티스트. 그는 사랑하는 것보다 싸우고 나서 잘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소한 싸움으로 감정이 격해질땐 푸시업을 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도 그만의 방법이다. 연애 경험이 하나둘 늘어나고, 10년이 지난 그의 모습은 어떨까.

“그땐 마흔이고, 결혼을 했겠죠. 갓난아기가 있을 테고, 부인한테 쩔쩔매고 있을것 같아요.(웃음) 그 나이 때는 뭘 해야 행복할까…. 어 머니한테 뭘 해드려야 맘이 편할까를 고민할 것 같아요. 큰 집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아름답게 가꿔 가고 싶어 하는 크라운제이.

일과 연애 그리고 효도까지 로맨틱하게 하고 싶다는 이 남자의 인생이 즐거운 까닭은 하루하루를 감동 이벤트로 채우고 싶은 마음 때문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