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무대 통째로 이탈리아 역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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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오페라단서 연출·무대까지 맡아
내달 이틀간 공연
 
이탈리아 극장이 한국산(産) ‘라 트라비아타’를 수입할 이유가 있을까. 서울시오페라단의 박세원(61) 단장은 “왜 안 되느냐”고 되묻는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4대 극장으로 꼽히는 트리에스테 극장과 ‘라 트라비아타’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올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올렸던 ‘메이드 인 코리아’ 라 트라비아타를 12월 19일부터 이틀 동안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이다. 트리에스테 극장의 기획 공연 형식으로 올려지고, 티켓 판매 또한 극장이 담당한다. 여기서 생기는 수익은 오페라단이 가져온다. 이탈리아 오페라를 한국에서 만들어 이탈리아에 되파는 일종의 ‘역수출’로, 연출과 무대 세트 모두 옮겨간다.

트리에스테 극장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1986년 베르디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했던 곳이다. 한국의 솔리스트가 이탈리아의 오페라 무대에 서는 일은 이제 흔하다. 9일 만난 박 단장은 “독창자 한두 명이 아니라 오페라 무대를 통째로 이탈리아로 옮기는 일은 나의 오래된 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수십 편의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출연한 테너이기도 하다.

“제가 유학 생활을 시작했던 79년, 이탈리아에 한국 성악가는 딱 여섯 명이었어요.” 박 단장은 “격세지감”이라며 운을 뗐다. “86년 정명훈의 지휘로 노르웨이에서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한 적이 있었죠. 당시 한국인 두 명이 동시에 나온다며 다들 놀랐어요. 한국 오페라의 힘을 유럽 본토에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이때부터 했던 것 같아요.”

2006년 단장에 취임한 후 시작한 베르디 오페라 빅5 시리즈 중 ‘라 트라비아타’에 특히 공을 들였다. 20여 년 전 시작된 ‘수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유럽인들이 좋아할 만한 동양적 색채로 무대를 제작했다. 여주인공 비올레타가 죽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전통적인 연출 방식을 바꿔 축제 분위기를 강조했다.

“사실 베르디 시리즈는 국내에서 비판도 많이 받았죠. 연출이 진부하다, 너무 쉽게 만들었다는 거였어요.”

오페라단은 매 공연 설문지를 돌리며 얻은 관객들의 반응을 무대에 반영해왔다. 다수가 원하는 오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서울시오페라단 작품은 오페라 단골은 비판해도 초보 관객들은 환영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1월 DVD를 제작해 이탈리아에 보냈지만 대답은 차가웠다. 이번엔 트리에스테 극장장을 한국에 데려왔다. 현장을 보여주고 노래를 직접 들려주자는 심사였다. 색다른 동양적 분위기에 비로소 그의 표정이 바뀌었다고 박 단장은 말했다.

이번 이탈리아 진출은 세계 각지로 한국산 무대를 수출하겠다는 포부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다. “국내 비판까지 발판 삼아 중국·동남아로 무대를 옮기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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