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해변에서 80여명 피서객이 손에 손을 잡고 ‘인간띠'를 만들어 조류에 휩쓸린 일가족 9명을 구조하는 감동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11일 미국 CBS 방송과 WKRG TV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버타 우르슬리 가족은 최근 멕시코만 밀러카운티 피어에서 물놀이를 하다 조난 사고를 당했다. 로버타는 물놀이를 하던 중 아들이 사라진 걸 알고 그를 구하러 바다로 뛰어들었다.
해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지만 갑자기 조류가 빨라지는 바람에 로버타와 아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다른 가족 7명이 두 사람을 구하러 보드를 타고 나갔는데, 역시 빠른 조류에 휩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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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타 일가족이 조류에 휩쓸려 빠져나오지 못한 채 익사 직전 상황이었을 때 해변에 있던 제시카 시몬스라는 여성이 이를 목격했다. 시몬스는 남편에게 알려 구조를 요청했고 남편은 주변에 있던 청년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이렇게 한두 명씩 모이기 시작한 피서객은 어느 새 80여명이 됐다. 일면식도 없는 이들은 서로 손에 손을 잡고 해변에서부터 로버타 가족이 조난당한 지점까지 인간띠를 잇기 시작했다. 당시 바닷물 깊이는 4.5m로 모두가 익사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가디언은 인간 띠 길이가 100야드(91.44m)가 넘었다고 보도했다. 1시간가량 인간띠 구조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지쳤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로버타 가족은 무사히 바다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과정에 로버타의 어머니(67)가 심장마비로 병원에 후송됐고, 골절상을 입은 사람도 있었으나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로버타는 인간띠를 구축해준 시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이들은 신의 천사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몬스는 “도움을 요청했을 때 누구 하나 거절하지 않고 자기 일을 팽개친 채 달려왔다”면서 “우리 자신의 생명을 어떤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킬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