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은 옛날부터 남성들이 지배해온 영역이었다. 현대에 들어와서야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개발과 함께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라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에 가장 유용하게 이용되는 이 기술의 기본 원리를 고안한 사람은 바로 여자 과학자였다. 무려 1942년의 일이다.
이 여성 과학자의 이름은 '헤디 라마르'로, 과학자보다는 배우로서 잘 알려져 있다. 1914년 생인 그는 오스트리아 빈 출신으로, 스무 살 때부터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약했다. 여성신문에 따르면 그는 10대 시절부터 독일, 체코 영화에서 활약했다. 19세 때 13살 연상인 무기상이었던 프리디리히 만들과 결혼했고, 무기 기술에 흥미를 갖게 된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곧 파국으로 치달았다. 라마르는 이혼 후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나중에야 밝히지만, 라마르는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만들이 나치의 방위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할리우드의 배우로 활약하면서도 그는 기술, 과학에 대한 자신의 흥미를 놓으려 하지 않았다. 이투데이에 따르면 그는 2차세계대전이 벌어지는 동안 무선통신기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이전까지의 통신 방식은 적군에 송수신 정보를 탈취당하기 쉬웠으나, 라마르의 아이디어는 이를 막을 수 있었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이 기술은 전위적 작곡가인 조지 앤서일과 함께 개발한 것이다. 당시 그 기술은 무기 개발에 활용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1950년대 들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전자기기의 개발이 시작되며 라마르의 기술은 무선통신 기기에 쓰이는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기술에 활용됐다. 이는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등 이동식 무선통신기술에도 적용된다.
여성 과학자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라마르처럼 미래에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을 개발할 여성 과학자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