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자유대 연구진 발표
커피 전문점에 가면 노트북이나 책을 펼쳐 놓고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흔히 적절한 소음이 집중력을 높인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커피 전문점에서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는 ‘소음’보다는 ‘옆 사람’의 공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뤼셀 자유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사이코노믹 블리틴 & 리뷰’ 최신호에 “다른 사람이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지 몰라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바로 집중력의 전염 현상이다.
연구진은 대학생 38명을 대상으로 집중력을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두 사람이 같은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본다. 두 사람 사이에는 칸막이가 있다. 다른 쪽 모니터를 보지 못할 뿐 옆 사람은 볼 수 있다. 두 사람에게는 각각 다른 2가지 색이 배정됐다. 모니터에 뜬 물체가 배정받은 색이면 왼쪽 사람은 왼손으로 키보드에서 왼쪽에 있는 ‘d’ 자판을, 오른쪽 사람은 키보드 오른쪽에 있는 ’k’ 자판을 눌러야 한다.
왼쪽에 앉은 사람은 물체가 모니터 왼쪽에 뜰 때 반응속도가 빨라진다. 즉 과제가 쉽다는 말이다. 반대로 왼쪽 사람에게 모니터 오른쪽으로 물체를 제시하면 어려운 과제가 돼 반응속도가 느려진다. 실험 결과 과제가 어려우면 반응속도가 평균 0.38초, 쉬우면 0.36초였다. 하지만 옆 사람이 어려운 과제를 풀면 다른 사람의 반응속도는 어려운 과제든 쉬운 과제든 모두 0.36초로 같아졌다. 연구진은 “집중을 하면 사람의 자세가 달라진다”며 “옆 사람의 자세 변화를 무의식적으로 감지해 덩달아 집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론 소음의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다. 2012년 미국 일리노이대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공동 연구진은 적절한 수준의 소음이 창의력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커피 머신이 돌아가거나 김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 접시가 달그닥거리는 소리 등이 그런 소음이었다. 이를 응용해 커피 전문점의 소음을 들려주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음악도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은 10~11세 아동 대상 실험에서 클래식 음악보다는 팝 음악이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커피 전문점에 공부를 하러 갈 생각이라면 팝 음악이 흘러나오고 공부를 하는 사람이 이미 여럿 있는 곳을 찾는 게 좋겠다. 물론 부모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