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하나 팔 셋 美 두 상이용사, 핸드사이클 타고 42.195㎞ 완주

관리자 0 7,411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미 해병대 마라톤 대회에 32세 동갑내기 해병대 출신인 카를로스 에반스(왼쪽)와 지미 킹(오른쪽)이 3시간 41분의 기록으로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해병대 마라톤 대회에서 "포기 말라" 독려하며 달려
"아빠 괜찮다는 것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두 해병 전사(戰士)의 핸드사이클이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참전한 전쟁은 그들로부터 팔 하나와 다리 셋을 앗아갔지만, 둘은 서로에게 힘이 돼주며 남은 팔·다리로 42.195㎞를 끝까지 달렸다.

32세 동갑내기 카를로스 에반스와 지미 킹은 지난달 30일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미 해병대 마라톤 대회 출발선에서 인사를 나누기 전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하지만 결승선에서 그들은 누구보다 끈끈한 전우(戰友)가 돼 있었다. 둘은 주먹을 부딪치며 "셈퍼 파이"(Semper Fi·'충성'을 뜻하는 미 해병대 구호)를 외쳤다.

에반스는 지난해 5월 아프가니스탄 헬만드 지역에서 정찰작업을 하던 중 지뢰를 밟았다.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두 다리와 왼쪽 팔을 잃은 것을 알았다. 그는 절망에 빠졌지만 가족들과 월터리드 육군병원 트레이너의 격려 속에 핸드사이클 마라톤 연습을 하며 조금씩 자신을 찾아갔다. 그는 올해 1월 하프마라톤을 뛰었고 이번에 풀코스에 처음 도전했다. 에반스는 "한 살, 다섯 살 두 딸에게 아빠가 아직도 건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첫 도전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영상 2~3도의 쌀쌀한 날씨 탓에 출발 몇분 만에 오른쪽 어깨에 쥐가 났다. 왼쪽 의수(義手)는 자꾸 빠져나와 균형을 망가뜨렸다.

"이 상태로 완주는 도저히 못하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 옆에서 "포기하지 마세요. 긴장 풀고 계속 갑시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출발선에서 인사를 나눴던 킹이었다.

킹 은 풀코스를 13번 완주한 핸드사이클 마라톤의 베테랑이다. 킹은 2004년 이라크 라마디 지역서 작전 수행 중 폭탄을 맞고 왼쪽 다리를 잃었다. 그때만 해도 마라톤 같은 힘든 운동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태였다. 당시 25일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그에게 의사들은 절대안정을 주문했다. 그러나 그는 "다리 하나 때문에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마라톤에 도전했고 끊임없는 훈련을 거친 끝에 준(準)선수급 수준까지 올라섰다.

킹은 자신의 기록은 뒤로 미루고 에반스와 페이스를 맞추며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킹은 "마라톤 완주가 얼마나 큰 희망이 될 수 있는지 체득했기 때문에 에반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날 씨가 풀리면서 에반스도 리듬을 되찾았다. 그가 속도를 내자 킹은 "아직 갈 길이 머니 페이스를 유지하자"고 조언했다. 마지막 5㎞를 남겨두고 에반스가 팔에 힘이 빠져 균형을 잃고 벽에 부딪힐 때도 킹은 옆에서 끊임없이 독려의 말을 건넸다.

출 발선을 떠난 지 3시간 41분 후, 그들은 마침내 알링턴 국립묘지 인근 이오지마 기념관 앞에 설치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들은 가족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킹은 '기록에 대한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다 같은 해병대입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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