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8만5000점이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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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와 베토벤을 공유, 고전음악의 '위키피디아' 나와…
돈 없어 음대 못간 하버드 법대생… 'imslp.org'로 무료 악보 서비스
출판사들은 수입 직격탄 '울상'

 
검색창에 'Bach(바흐)'를 치면 화면 빼곡히 작품 목록이 뜬다. 한 곡을 골라 클릭하면 눈앞에 오선지 위 음표가 춤추는 악보가 펼쳐진다. 모니터를 보면대(악보 받침대) 삼아 연주할 수도 있고, 내려받기로 종이에 출력할 수도 있다. 더구나 무료다.

음악도 출신 하버드 법대생(24)이 만든 '뮤직 위키피디아' 사이트가 음악인들 사이에 화제다. 뉴욕타임스는 22일 이 사이트를 소개하면서 음악계가 '고전음악의 민주화'라며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도 관심 폭발이다. 이미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애호가들도 상당수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활동하는 한 한국인 피아니스트(아이디 pigleysoo)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제가 애용하는 사이트(imslp.org)… 저작권보호가 확실한 현대음악 이외 웬만한 곡들은 무료로 다운이 되죠..에디션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제 악보 도서관 프로젝트(IMSLP)'라 명명된 이 사이트는 세계 최대 클래식 악보 창고다. 지금껏 수록된 악보만 8만5000점에 이른다. 자원봉사자들이 악보를 스캔해서 올리고 또 다른 그룹이 악보의 빠진 쪽을 보완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집단 지성 방식이다. 첼리스트 블로거인 그레고리 비버는"클래식음악 출판을 민주화할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했다. 배고픈 젊은 뮤지션들에게는 악보 값을 아낄 수 있어 축복이다.

하지만 울상짓는 곳도 있다. 음악 출판사들이다. 클래식 악보 판매가 고정 수입원이었던 이들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저작권 문제가 쟁점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저작권의 유효기간을 50년으로 친다. 고전음악의 경우엔 대부분 소멸된 상태다. 하지만 출판사들은 악보를 그냥 펴내는 것이 아니라 작곡가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보정·편집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이트를 처음 만든 에드워드 구오는 "출판사들이 오래전 숨진 작곡가들에 기대서 배를 불리고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무료 공유 사이트에 자유롭게 접근해서 창의성을 기를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사이트엔 사연이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자란 구오는 초등학교 시절 바이올린을 배우다가 악보가 너무 적어 좌절했다. 미 보스턴 음악전문학교에 유학 갔다가 '천지에 널린' 악보를 보고 '악보 은행'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컴퓨터광에 음악 마니아인 그는 한 달 만에 사이트를 만들었다. 수록곡 1호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 악보에는 지금도 스캔 날짜인 2006년 2월 16일이 선명하다. 음악을 하다가 '하버드 법대의 공부벌레'로 전향한 데에는 악보 저작권 문제도 한몫했다. 일부에선 이 사이트 가치가 '수십억달러'라고 말한다. 하지만 구오의 입장은 이렇다. "그건 내 방식이 아니다. 음악가로서 음악을 널리 퍼뜨릴 의무, 그게 기본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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