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핵연구기구(CERN)의 거대강입자충돌기(LHC)에서 프로톤(양성자) 대신 납 이온을 충돌시켜 소규모 빅뱅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와스위스국경지대제네바인근에 위치한 27㎞ 길이의 터널 속 연구소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지난 7일 작은 빅뱅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 실럼을 통해 태양의 중심부보다 100만 배나 더 뜨거운 온도에 도달할 수 있었다.
CERN은 지금까지 우주 탄생의 신비를 밝혀내기 위해 빅뱅을 재현하려는데 양성자를 충돌시키는 방법을 이용했었다. 양성자 충돌을 통해 과학자들은 파악하기 어려운 히그스 보손(Higgs boson) 입자를 발견할 수 있었으며 슈퍼미스테리로 불리는 프레임워크 등 새로운 물리학의 원칙의 단초를 찾을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4주 동안 납이온 충돌로 얻은 데이터들을 분석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137억년 전 빅뱅이 일어났을 때 100만분의 1초 사이에 만들어진 우주의 플라스마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충돌 실험에 참여한영국버밍엄 대학의 데이비드 에반스 교수는 납이온 충돌을 통해 이제까지 이뤄진 실험 가운데 가장 높은 온도와 가장 큰 밀도를 형성해내는데 성공했다며 과학자들 모두 이번 연구 성과에 흥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에반스는 이번 충돌 실험에서 태양 중심부보다 100만 배나 더 뜨거운 10조 도에 달하는 믿을 수 없는 높은 온도와 큰 밀도를 갖춘 원자보다 작은 화구(fireball)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높은 온도에서는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마저 녹아내려 '쿼크-글루온 플라스마'로 알려진 뜨겁고 진한 쿼크 수프 상태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쿼크와 글루온은 원자보다 작은 입자로 물체를 이루는 요소이며 쿼크-글루온 플라스마 상태에서 이들은 자유롭게 서로간의 결합을 통해 물질을 형성하게 된다. 쿼크-글루온 플라스마는 빅뱅 직후 존재했던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에반스 교수는 이 플라스마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원자핵을 결속시키는 강력한 힘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