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번째 007이 선택한 악당은 `다국적 물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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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가 지나간 후 첩보원 '007'이 '공공의 적'을 찾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소련은 사라졌고 중동의 '악당'들은 다른 할리우드 영화에 단골 등장해 식상하며 '다이 어나더데이'에서 '공공의 적'이었던 북한마저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된 마당이다.

악당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는 007(대니얼 크레이그)이 '007-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선택한 악당은 다름 아닌 '다국적 물 기업'이다. 007시리즈의 제22편인 이번 영화에는 '물 부족'이나 '지구 온난화', '태양열 대체 에너지' 같은 환경 이슈가 곳곳에 담겨 있다.

영화 속 악당 도미닉 그린(마티유 아말릭)도 겉으로는 친환경주의자다. 환경기업인 '그린 플래닛'(Green planet)의 최고경영자이며 녹색을 뜻하는 '그린'(Green)이라는 성까지 가지고 있다.

그린은 외모상으로는 악당보다는 선량한 시민. 키는 '문 레이커'에 나왔던 거인 악당 '조스'의 절반가량 밖에 안되며 선량한 얼굴은 악당이라기보다는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에 가깝다.

하지만 실체는 다르다. 친환경주의자를 표방한 채 자선 파티를 열어 지구 온난화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힘쓰지만 실은 '퀀텀 오브 솔러스'라는 거대 조직의 수뇌부로 살인과 납치를 서슴지 않는다.

그가 또 다른 악당인 볼리비아의 군부를 돕는 이유는 황무지의 독점 개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아 쓸모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거대 댐이 있어 공공재인 물을 팔 수 있는 곳이다. 본드는 한동안 그린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힘들어하지만 결국 그린의 야욕을 알아챈다.

영화의 배경인 볼리비아는 실제로도 다국적 물 기업의 횡포로 물값이 폭등해 사회적 혼란을 겪었던 곳이다. 정부가 2000년 미국 기업 벡텔에 상수도 운영권을 넘겨준 후 물값이 대폭 올랐고 결국 성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대통령이 사임하기도 했다.

영화에서도 이런 상황은 곳곳에 드러나 있다.

본드가 그린을 쫓아간 볼리비아의 거리에서 시민들은 "월급의 절반이 물값으로 간다"며 넋두리하기도 하고 카페에서 만난 정보원은 판매용 생수를 마시면서 "근처 개울가에서 퍼올렸을 거다. 이 물을 마시면 식중독에 걸릴지도 모른다"며 푸념한다.

영화의 후반부 본드와 악당이 대결하는 곳은 거대한 댐으로 물줄기가 막혀 사막이 된 지역이다. 그린은 결국 볼리비아 상수원의 60%를 소유하고 정부로부터 식수 공급권을 독점으로 양도받기로 약속받지만 본드의 습격을 받고 사막에 혼자 버려지는 신세가 된다.

물이 있는 곳과는 한참 떨어진 곳에 악당을 내려놓으며 본드는 "곧 이거라도 마시고 싶어질 것"이라며 엔진오일 1병을 그에게 건넨다. '공공의 재산인 물을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는 충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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