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모성애’ 본능이었을까?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여성이 자폐를 앓는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적처럼 깨어났다고 영국 매체 미러가 5일 전했다.
햄프셔주 앤도버시에 사는 싱글맘 다니엘(35)는 작년 초 자폐증을 앓는 아들 이단(7)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출근하는 길에 차량 전복사고를 당했다. 억수처럼 쏟아지는 빗길에서 엄마 다니엘의 차량은 차선을 변경하다가 미끄러져 도로를 벗어났다. 차량은 일곱 번 굴러 도로 옆 제방으로 떨어졌다.
당시 사고를 목격한 운전자 예닐곱 명이 차를 세우고 119에 신고하는 등 엄마를 구해냈다. 목격자들은 차량 폭발을 막기 위해 휘발유에 흙을 부었다.
출동한 네 명의 소방대원들이 45분간 씨름한 끝에 엄마는 찌그러진 차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피범벅이 돼 상처 부위를 분간하기조차 어려웠다.
엄마 다니엘의 두개골·척추·목뼈 등 여러 군데서 골절이 발견됐고 오른쪽 팔뼈는 완전히 부러졌다. 기도는 깨진 유리가 박혀 찢어졌다.
무려 36시간 동안 부러진 팔을 접합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패혈증으로 인해 결국 팔을 절단해야 했다. 다니엘은 그 후 16일간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동안 아들 이단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까 봐 병실에 출입할 수 없어, 다니엘의 절친한 친구 케이시의 보살핌을 받았다. 다니엘은 친정 부모가 간호했다.
다니엘의 부모는 엄마 다니엘이 의식을 찾을 수 있도록, 아들 이단이 학교에서 지낸 일을 이단의 목소리로 녹음해서 계속 들려줬다. 아들 이단은 음성 메시지에서 “엄마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빨리 일어날 수 있도록 의사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해요. 사랑해요. 엄마”라고 말했다.
자폐 아들의 목소리 덕분일까? 엄마는 사고를 당한 지 16일 되던 날 기적처럼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눈을 뜬 다니엘은 “사고 당시 머릿속엔 아들 생각뿐이었다”며 “자폐증과 분리불안증을 앓는 아들이 나 없이 어떻게 생활할지 너무도 걱정됐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사고로 팔을 잃고 목을 움직일 수 없게 됐지만 사고 후 18개월이 지난 현재 다시 걷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다니엘은 “당시 차에 아들이 안 탔던 것이 천만다행”이라며 “지금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