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슈퍼볼, 피츠버그 42초의 재역전 드라마

 

`역전, 그리고 재역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 끝에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정상에 3년 만에 우뚝 섰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33)는 생애 두 번째로 슈퍼볼을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다.

워드가 이끄는 피츠버그는 2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3회 슈퍼볼에서 애리조나 카디널스를 27대2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975년, 1976년, 1979년, 1980년 4차례 정상을 밟았던 `70년대 팀` 피츠버그는 80~90년대 암흑기를 거쳐 2006년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한번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우승트로피)를 들었다.

동시에 피츠버그는 샌프란시스코, 댈러스(이상 5회)를 제치고 NFL 역사상 슈퍼볼 최다 우승(6회) 팀으로 우뚝 서는 영광을 누렸다.

역대 최고 명승부로 꼽힐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승자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승부였다.

먼저 기세를 올린 쪽은 피츠버그. 무릎 부상 중임에도 슈퍼볼 출전을 감행한 `파파스머프` 하인스 워드는 투혼을 발휘하며 팀을 이끌었다.

워드는 1쿼터 초반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의 38야드짜리 첫 번째 패스를 성공적으로 받아냈고 이를 발판으로 공격을 이어간 피츠버그는 제프 리드가 필드골을 넣으면서 3대0으로 앞서 나갔다.

2쿼터에 들어서도 1분 만에 피츠버그 `러닝백` 게리 러셀이 상대팀 수비를 온몸으로 뚫고 터치다운에 성공하면서 점수는 10대0까지 벌어졌다.

피츠버그는 애리조나 벤 트릭에게 터치다운을 허용하며 7대10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라인배커` 제임스 해리슨이 애리조나 패스를 가로채 기적 같은 100야드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17대7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100야드는 한쪽 골라인에서 다른 진영 골라인까지 거리. 해리슨의 100야드 전진은 역대 슈퍼볼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시작한 애리조나 반격은 매서웠다.

2002년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가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한 노장 `커터백` 커트 워너(38)의 송곳 패스가 이어지며 애리조나는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끝까지 추격의 고삐를 당긴 애리조나는 결국 4쿼터 종료 2분47초를 남기고 터진 `와이드 리시버` 래리 피츠제럴드의 역전 터치다운을 앞세워 23대20으로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이며 사상 첫 슈퍼볼 우승에 다가섰다.

하지만 `전통 명가` 피츠버그의 저력은 마지막 순간 다시 빛을 발했다.

종료 42초 전 `쿼터백` 로슬리스버거가 던진 회심의 패스를 받은 산토니오 홈스가 결정적인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결국 피츠버그는 27대23으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이 터치다운 한 방으로 홈스는 MVP에 선정되며 팀을 우승시켰고 애리조나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번 시즌 `돌풍의 주역` 애리조나는 끝까지 선전했지만 결국 이번에도 슈퍼볼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한편 슈퍼볼의 백미인 하프타임쇼에서는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스티븐 반 젠트가 함께 공연을 펼쳐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200개가 넘는 방송국과 500개 이상 라디오가 미국 전역에서 생중계를 실시했고 미국에서만 1억여 명이 경기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시청했다. 또한 220개국에 30개 언어로도 위성 중계되며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