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세한 구리선으로 스마트폰 화면 입력장치(터치패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값비싼 희토류를 사용하던 기존 터치패널을 대체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강봉철 금오공대 기계시스템 공학부 교수, 양민양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구리 나노입자에 광통신용 레이저를 쪼여 스마트폰 터치패널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모바일·웨어러블 기기에 쓰이는 기존 터치패널은 희토류로 만들어 값이 비쌌다. 연구진은 구리선을 미세하게 만들어 터치패널을 대체하려고 시도하던 중 기존 통념을 깨고 흡수율이 낮은 광통신용 레이저가 구리 나노입자를 원하는 부분만 순간적으로 빨리 녹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레이저 가공에선 보통 재료에 흡수가 잘 되는 레이저를 사용했기에 이번 발견은 매우 특별한 현상이었다.
연구진은 흡수율이 낮은 레이저를 사용한 덕분에 친환경적으로 구리선을 만들 수 있었다. 기존에 구리선을 만들 때는 유독한 화학물질을 사용했고, 전류소비도 많았다.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은 유독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적게 들이면서도 구리선을 단일 층으로 얇게 만들 수 있었다.
강 교수는 “단일공정으로 고전도, 고밀도, 고집적의 구리배선을 제작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면서 “특히 구리선이 얇고 저렴해 터치패널을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즈(Chemistry of Materials)’ 6월 28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