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TV 속으로 들어온다

인터넷 기능을 내장한 TV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TV 자체에 인터넷 접속기능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TV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 없다. 리모컨만 누르면 TV가 인터넷에 올라온 뉴스와 사진, 동영상 등을 척척 보여준다.


IPTV(인터넷TV)나 케이블TV와 달리 이 TV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영화 등 인터넷상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만 돈을 지불하면 된다. 이런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TV에 내장돼 판매되면 IPTV나 케이블TV 서비스를 위협할 수도 있다.

올해부터 IPTV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통신업체로서는 케이블TV뿐만 아니라 막강한 전자업체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맞이하게 됐다. TV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서비스는 2000년대 초반에도 잠시 등장했으나, 당시에는 느린 인터넷 속도와 콘텐츠 부족, 셋톱박스가 필요한 복잡한 사용방식 때문에 실용화되지 못했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들은 과거의 실패를 개선하고 훨씬 진전된 기술을 갖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되는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 2009’에서서 일제히 인터넷 기능을 내장한 TV를 선보인다. 전자업체들은 올 상반기 중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에 먼저 제품을 출시하고, 반응을 봐서 국내에도 시판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실시간 인터넷 이용 기능을 탑재한 브로드밴드TV를 내놓는다. TV를 시청하는 중에도 포털 사이트인 야후(Yahoo)가 제공하는 날씨, 뉴스, 금융, 쇼핑, 교육 정보 등과 사진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인터넷 업체들과 제휴를 확대해 향후 무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사용자의 PC에 담겨 있는 동영상과 음악 파일을 공유해 재생하는 기능도 갖췄다.

IPTV와 같이 주문형 비디오(VOD) 기능도 강화했다. 미국의 온라인 영화 대여업체인 넷플릭스(Netflix)스가 제공하는 1만2,000편 이상의 고화질 영화와 TV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의 UCC 전문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의 UCC 동영상을 거실과 안방에서 실시간으로 전송 받아 시청할 수 있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 강신익 사장은 “LG전자의 기술력에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과의 협력을 더한 혁신적인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제품으로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미국의 인터넷포털 야후(Yahoo)와 제휴해 CES 2009에서 TV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명칭 'Internet@TV-Content Service')를 선보인다. TV 화면에 나타나는 다양한 아이콘을 리모컨으로 선택하면 야후에서 제공하는 비디오, 사진, 날씨, 주식, 뉴스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감상하고 USA투데이 신문이 제공하는 다양한 스포츠 정보도 이용 가능하다. 영화나 TV 드라마와 같은 프리미엄 VOD 서비스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야후는 TV용 인터넷서비스 개발도구를 공개해 전 세계의 개발자들이 다양한 TV용 서비스를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배포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이 같은 인터넷 기능을 내장한 TV를 출시한다. 올해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과 유럽의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13개국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신상흥 전무는 "단순히 방송만을 보여주던 TV가 인터넷 연결을 통한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이라는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