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일, 미친세일이 등장한 러시아경제의 굴욕

관리자 0 6,814
‘100% 세일합니다!’
지난 1월 19일부터 모스크바의 일부 상점에 등장한 광고 문구다. 그것도 해외 명품(名品) 브랜드만 판매하고 신년초를 제외하면 세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쿠즈네츠키 모스트 거리에서다.
 
과연 광고대로 100%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일까.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 곳에서는 이탈리아 벨루티(Berluti)와 스페인의 파르멘(Parmen) 같은 명품 구두를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와 달리 100% 세일 광고를 내건 이유는 뭘까. 판매원은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하루 500명 이상의 손님이 방문했는데, 경기침체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100명 이하로 줄어 손님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은 명품 브랜드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서민들이 찾는 모스크바 남부 ‘메가’ 쇼핑몰에서는 요즘 ‘수마셰드샤야 스키드카(미친 세일)’라는 광고판을 종종 볼 수 있다. 화장품에서부터 책, 음식, 생필품까지 평균 80%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한다. 8일 쇼핑몰을 찾은 야로슬라프 스테신(Steshin•27)은 “물가는 계속 오르고 반대로 러시아 루블화(貨)의 가치는 떨어지는 이중고를 소비자들이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모스크바 시민들 사이에선 “금융위기 전에는 돈은 많은데 물건이 없었지만, 요즘은 물건은 많은데도 돈이 없어 사지 못한다”는 하소연이 유행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오일머니(oil money•석유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의 유입으로 지난 8년간 활황을 이끌었던 러시아 경제가 금융위기에 휘청거리는 단면이다. 러시아는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해 소비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외국과의 거래는 달러화로 결제된다. 자연 수입비용이 증가하면서 러시아의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17.7%로 유럽 최고 수준을 기록중이라고,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가 보도했다. 반면 작년 9월까지 25였던 달러당 루블화 환율은 9일 현재 36.37로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졌다. 이 탓에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이 평균 40% 이상 감소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경제위기를 겪는 인접국 벨라루스에 제공하기로 약속했던 1000억 루블(35억달러) 차관을 유보키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때 5900억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고는 3881억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기가 디폴트(default•채무지불중지) 선언으로 경제가 붕괴됐던 1998년 당시의 금융위기를 재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외환보유고 외에도 2215억달러에 달하는 안정화기금•국부펀드가 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Putin) 총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회견에서 “올 하반기나 2010년 초에는 러시아 경제가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가 지금처럼 40달러 선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경제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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