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요즘 삼성은 도저히 삼성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이 전 회장을 만났던 모 사장이 "요즘 삼성 경영시스템에 대한 이 전 회장의 불만이 상당했다. 말씀 도중에 '요즘 삼성은 도저히 삼성 같지가 않다'는 지적까지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16일 이뤄진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도 이 전 회장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됐을 것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작년 5월 차명계좌 운영 및 경영권 승계 논란에 책임을 지겠다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초 10여명 선에서 거론되던 퇴임자 숫자가 인사발표에 임박해 18명까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디지털 카메라 사업부문의 부진도 이 전 회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관측이다.
삼성은 사장단협의회 내의 고참 사장들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를 통해 인사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 안팎에서는 “인사안을 최종 확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 전 회장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겠느냐”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삼성의 대주주이며 퇴임 이후에도 삼성 경영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