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장혁-11년을 기다렸다- 근육보다 단단한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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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만에 시청률 30% 육박… '추노'로 다시 전성기 맞은 장혁
섬세한 연기·화끈한 무예 호평 "발음·절권도 훈련 하루도 안 걸러"
반라의 男배우들 육체미 대결? "촬영장인지 헬스장인지 모를정도"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다시 찾아 입는 데 11년이 걸렸다. 3회 만에 30% 시청률에 다가선 KBS 2TV '추노'의 주인공 이대길 역 장혁(34) 얘기다. 요즘의 그는 의리파 불량소년으로 등장해 뜨거운 주목을 받던 '학교'(1999년) 출연 당시를 떠오르게 한다. 지난 세월 그는 배우로서 끊임없는 실험을 반복해왔지만 대중의 호응은 대체로 미지근했다. 하지만 '추노'는 다르다. 멜로·코미디·액션, 심지어 B급 컬트 정서의 작품까지 두루 섭렵하며 다져진 그의 연기는 도망간 노비들을 뒤쫓는 조선 중기의 추노(推奴)꾼에게 섬세한 주름을 심어놓고 있다. 치밀하고 단단한 근육이 빚어내는 간결하고 시원한 무예는 덤이다.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 나타난 그는 수줍게 웃으며 겸손하게 허리를 굽힌 뒤, 손을 내밀었다.

"'여명의 눈동자' 속 하대치(최재성)를 보면, 주변 상황 때문에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힘겨운 삶을 살아가잖아요. 대길이도 마찬가지예요. 철없던 양반집 자제에서 갑자기 역사의 격랑에 휩쓸리면서 추노꾼으로 전락하죠. 선명한 인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은 보여주고 반은 흘려버린다는 생각으로 연기하니까 더 생동감을 주는 것 같아요."

'추노'에서 그의 상대역은 이다해. 두 사람은 꼭 2년 전 SBS TV '불한당'에 함께 나와 한자릿수 시청률의 주인공이 된 적이 있다. 이쯤 되면 배우는 당연히 위축되지만 두 사람은 달랐다. 장혁은 "10% 이하 시청률은 배우가 된 뒤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는데 아예 흥행에 대한 기대를 버리니까 다해씨나 저나 서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연기에 마음껏 도전할 수 있었다"며 "이번 작품에도 같이 바닥을 봤던 동료로서 제가 다해씨를 적극 추천했다"고 말했다.
 
'추노' 속 주요 배우들은 흉근과 복근, 승모근과 이두박근이 훤히 드러나는 반라(半裸) 차림이다. 혹시 그들끼리 치열한 '육체미' 암투를 벌이고 있지는 않을까?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장혁은 "촬영장 주변에 늘 간이 피트니스 센터가 차려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하자마자 영화 '300'의 몸을 만들어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촬영을 하다 보면 운동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아예 차에 온갖 종류의 역기를 싣고 다니다 짬이 날 때마다 꺼내 운동을 시작했어요. 다른 배우들도 앞다퉈 기구들을 갖다 놓고 운동을 하더라고요. 이제 그 시설이 웬만한 피트니스 센터 수준이에요."

이 드라마에서 유독 도드라지는 그의 무술 연기는 10여년간 단련해 온 절권도의 힘. 그는 "소속사 사장님이 신인 시절 '배우로서 완벽한 몸을 만들라'며 소림사에서 4년간 훈련을 받고 오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절충안으로 선택한 게 바로 절권도였다"며 "처음 5년간은 촬영이 없는 날 매일 9시간씩 땀을 흘렸다"고 했다.

2004년 그는 병역비리에 연루돼 갑자기 배우 생활을 중단하고 입대했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앞이 잘 안 보였다"며 당시를 회상한 그는 "하지만 그 2년간 관계와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성숙해진 데다 책과 운동으로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어 약이 된 시간이었다"고 했다. 외박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그를 찾아왔던 현재의 아내는 당시 이미 가족 이상의 존재였다. "입대하기 전날 밤, '날 기다려달라'는 말을 도저히 못 하겠더라고요. 그냥 '내가 제대할 때도 네가 그 자리에 있으면 결혼하자'고 하고는 떠났어요. 그런데 정말 그 사람은 떨어져 있으면서도 늘 제 곁을 지켜줬죠."

제대 직전 "내 무대를 과연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었다는 그는 이경희 작가의 '고맙습니다'(2007년)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대본 4개를 어렵게 구해 달달 외워서 작가님을 찾아간 끝에 캐스팅됐다"는 그의 표정에서 절실함이 새어나왔다.

'추노'가 그에게 더욱 고무적인 건, 종종 지적되던 발음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 그는 "군에 있을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 사설을 소리 내어 읽고 있다"며 "기승전결이 또렷한 글이기 때문에 배우로서는 독백하는 것처럼 읽으며 발음과 발성 연습을 하기 아주 좋다"고 했다. 11년 전 순식간에 뜬 '벼락스타'는 사실 시간의 힘을 믿는 진지한 노력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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