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 나는' 드라마의 성공 행진

KBS2에서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윤시윤 주연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방송 중이다. 시청률은 34.5% (2010.07.08 TNmS 제공)로 다른 드라마에 비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SBS에서는 월요일과 화요일에 이범수, 박진희 주연의 드라마 ‘자이언트’를 방영 중이다. ‘자이언트’는 시청률 16.8% (2010.07.13 TNmS 제공)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드라마가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 공통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고속 성장을 하던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는 고속 성장기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의 노력에 따라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는 사회였다는 얘기다.

사실 두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가난하고 힘겨운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난관을 타개하고 성공을 이뤄낸다’는 이야기다.

‘제빵왕 김탁구’의 주인공 김탁구(윤시윤)는 제빵업계 최고 권위자이자 거성 식품의 회장인 구일중(전광렬)의 서자(庶子)로 태어난다. 구일중의 아내 서인숙(전인화)은 자신의 아들 구마준(주원)을 거성 식품후계자로 삼기 위해 음모를 꾸며 탁구를 집안에서 쫓아낸다. 탁구는 밑바닥에서 온갖 역경과 시련을 겪지만 이를 극복하고 제빵업계 1인자로 성공하게 된다.

‘자이언트’는 70~80년대 경제개발 과정에서 역경을 딛고 성공을 이루어낸 스토리가 주된 내용이다. 주인공 이강모(이범수)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는다. 아버지의 원수인 조필연(정보석)은 강모를 비롯한 그 가족들의 입을 막고, 후환을 없애기 위해 강모의 가족을 뒤쫓는다. 그 과정에서 강모는 형 성모(박상민), 여동생 미주(황정음)와 헤어진다. 그때부터 강모는 철저히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게 되지만, 오로지 자신의 지혜와 용기로 그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에는 성공하게 된다.

고속 성장기였던 70~80년대를 배경으로 성공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다. 최근의 현실은 드라마의 내용과는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중산층은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빈곤층은 중산층으로 올라가기 힘들다. 대학을 마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업인 채로 지내는 청년들이 적지 않고, 일자리를 구한다고 해도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다. 열심히 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 푸어(Working Poor)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시청자들은 이런 힘든 현실에서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70~80년대에 대한 향수에 빠진다.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단순히 흥미를 끄는 매개체에 머문다면 아쉽다.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흥미와 함께 꿈이나 희망을 갖게 된다면 그 영상물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달픈 상황에 처해 있지만 역경을 이기고, 마지막에 결국 성공을 이뤄내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느끼는 점이 많은 듯 하다. 앞으로도 이 드라마들이 힘든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진짜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