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엄기영 사장
엄기영 MBC 사장은 15일 "(기자들이 제작 거부를 계속하면) 나에 대한 거부로 볼 수밖에 없으며, 그럴 경우 내가 MBC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BC는 뉴스데스크 신경민 전(前) 앵커에 대한 교체 방침이 나온 지난 9일 이후 차장급 이하 기자들이 '보도국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제작을 거부하고 있다.
엄 사장은 이날 오전 노사 간담회인 공정방송협의회에 참석, "국장문제는 나한테 맡기고 제작 일선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며 "경영진을 믿지 못하고 제작 거부를 계속한다면 내 일신과 관련된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도본부 차장·평기자 비상대책위원회'측은 이날 "엄 사장의 발언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은 없다"며 "제작 거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MBC노조는 16일 각 본부별로 조합원 총회를 소집해 경영진 퇴진운동을 포함한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신 전 앵커의 교체와 관련, MBC 경영진은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회복을 위해 앵커를 교체했다"는 입장인 반면 차장급 이하 기자들은 "경영진이 정권의 앵커 교체 압력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제작 거부사태로 인해 '뉴스투데이'의 뉴스시간이 120분에서 40분으로 줄어 드는 등 뉴스 제작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