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 - 잊혀져가는 스타로 취급받아 서글펐다

관리자 0 7,026
“단지 TV에 안 나온다는 이유로 나를 추억의 스타로 아니면 잊혀져가는 스타로 취급하는 것이 약간은 서글펐다. 그러나 지금은 행복하다.” 
 
가물가물 잊혀져가던 왕년의 개그스타가 단 하루만에 고스란히 영광을 되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개그맨 최양락에게선 기대해 볼만하다. 그의 행운은 지난 5일 방송된 SBS ‘야심만만2-예능선수촌’에서 비롯됐다. 당시 이봉원 이경실 조혜련 등 80~90년대 인기개그맨(우먼)과 함께 출연했던 최양락은 게스트 중에서도 유난히 위트가 넘쳐 주목받았다.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들의 환호글은 빗발쳤고, 각 예능프로그램의 잇따른 섭외문의는 물론 ‘야심만만’ 진행제의까지 받는 등 상상할 수 없던 행운이 그를 찾았다. 
얼마나 기쁠까. 14일 오후 4시쯤 MBC 라디오 녹음실에서 만난 최양락의 눈과 입가에는 밝은 웃음과 잔주름이 어우러져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목소리 또한 경쾌했다. "요즘 어떤 기분으로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 ”진짜 요즘 정신 없이 지내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격려 인사도 많이 받고 특히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본다. 너무 신기했다.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며 소회를 털어놨다.  
 
그에겐 ‘아빠가 유명해 자랑스럽게 친구들에게 소개 하고 싶다’던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있다. 요즘 잘나가는 아빠를 바라보고 있는 아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아유~ (아들이)흐뭇해해요. 아들놈이 어느날 ‘친구들한테 문자가 많이 와’ 그러면서 신~나하더라고요. 하루는 아들에게 ‘야 임마. 아빠 보고 왕이 귀환했데~ 지금 난리났어’ 이랬더니 아들놈이 그 다음날 아침부터 ‘마마 다녀오십시오’라고 인사를 넙죽 하더라고요.”(웃음)
 
▲ 김흥국 조형기 = 최양락 < 남희석 강호동 유재석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축구 프로에겐 강한 승부 근성이 있어야 맛이다. 20여 년을 개그계에 몸담고 있는 최양락도 프로다. 그는 15일 방송될 SBS 예능프로그램 ‘야심만만’시즌 2의 진행자로 나서며 동시간대 방송중인 유재석의 MBC ‘놀러와’, 남희석의 KBS2TV ‘미녀들의 수다’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 후배 개그맨들과의 경쟁을 앞둔 소감을 물었다. “그냥 이 순간을 즐기면서 방송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죠. 사실 강호동씨나 유재석씨나 남희석씨는 현재 최고의 진행자잖아요. 그들과 내가 비교되는 것도 웃기는 것 같고. 경쟁이라고 생각 못해 봤습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최고니까요. 굳이 지금의 내 경쟁 상대를 고르라고 한다면 함께 늙어가고 있는 김흥국씨나 조형기씨가 어울리지 않겠어요.(웃음)” 
“그래도 앞으로 시청률 경쟁이 붙으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기사를 보니 남희석씨는 내 효과가 4주 정도 갈 것 같다고 하던데, 실제 그렇게 되지 않겠어요. 그러니 어디까지나 반짝이죠. 결국은 그날 프로그램 내용과 초대손님으로 판가름 나는 것이지 무슨 제가 용 빼는 수가 있겠습니까. 다시 말하지만 전 지금 후배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단 이런 생각은 들더라고요, 세상이 참 많이 변했구나. 나 때만해도 젊은 시청자들 때문에 나이가 저 정도 들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나야 했는데, 지금 (토크쇼에서) 나를 캐스팅 한 것을 보면 ‘내 또래의 시청자들도 이런 토크쇼를 많이 시청하는구나’란 이런 생각은 들더라고요. 따지고 보면 지금 이 상황은 저의 귀환이기보다는 어르신들이 TV앞에 귀한 한 셈이죠.”
 
▲ 뭐야 비결이?
 
최양락 하면 ‘네로 25시’ 괜찮아유‘ ’고독한 사냥꾼‘ 등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콩트개그를 빼놓을 수 없다. 대중의 일상까지 파고들었던 유행어 ’괜찮아유‘는 개그 인생에 진기록을 남겼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펑펑 웃음이 터지는 사람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제 개그엔 의도적인 웃음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웃음을 이끌어 내기 위해 약간은 작위적인 모습도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정말 전 평소 있는 모습 그대로 방송에서 보여주는 거에요. ‘괜찮아유’도 그냥 평소 모습이었는데 관객의 호응이 높았던 것 같아요.” 평소 모습? 그 모습이 어떻길래. “저를 아는 사람은요, 야심만만에 출연한 내 모습을 보고 소주병만 없었을 뿐이지 평소 모습이라고 말하더군요. 평소에도 코미디를 좋아하고 이야기를 좋아하다 보니 이런 모습이 그대로 보여지는 것 아닐까요.”
몇일 전 ‘야심만만’의 담당 최영인 감독과 최양락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김제동 전진 등 신세대 입담꾼을 제외하고 최양락을 진행자 자리에 앉힌 이유가 궁금했다. 최 감독은 두말없이 “1월 5일 ‘야심만만’ 방송분을 보라”며 “그 안에 이유가 있다”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예능계 킬러 최영인,곽승영 감독도 최양락의 개그 내공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앞으로의 활약에 큰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 요즘 토크쇼가 오히려 쉽다고?
 
80년대 명성을 얻었던 개그의 달인이지만 20년이란 제법 긴 시간 동안 그의 놀이터였던 개그계도 패턴이 많이 변했다. 스피디한 개그무대는 물론 토크쇼에서는 하루가 멀게 급변하고 있는 신조어로 가득하다. 50대 개그맨이 넘어서기엔 적잖은 부담감이 있을 법하다. 그러나 그는 ‘요즘 토크쇼 정말 편해졌다“며 의외의 대답을 했다.
 
“ ‘야심만만’ 출연한 모습을 보고 자막의 묘미에 저도 깜짝 놀랐어요. 사실 예전엔 자막 처리라는 것이 어디 있었나요. 발음이 새면 발음이 새는 대로, 어눌하면 어눌한 대로 그대로 전달돼 평가받았는데, 요즘은 말실수를 하면 ‘오랜만에 예능에서 어리버리 중인 양락’ 이런 식으로 자막 처리를 해줘 그 상황을 더욱 극대화시켜 흥미를 주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개그하기엔 요즘이 더욱 수월해졌어요.”
 
가수든 개그맨이든 그들에게 무대란 특별한 존재이다. 최양락은 얼마 전 개그 무대가 그리워 '웃찾사‘의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그러나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 결국 2주 만에 편집됐다.  
“솔직히 말하면 난 개그 무대가 어려워요. 개그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아예 그런 개그 프로그램보다는 다른 형식 다시 말해 정극에서의 개그 이미지가 더 자신 있고 어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그 프로그램이 왜 어렵냐면 ‘난 지금부터 웃기겠다’ 이렇게 시작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어려운 것 같아요.”     
 
▲ 청와대로부터 ‘노란카드’
 
‘네로 25시’ ‘괜찮아요’ ‘알까기 제왕전’ 등 늘 변화를 추구했던 최양락. 그에겐 풍자 개그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풍자 개그는 노태우 정권 때부터 시작됐다. ‘나 이 사람 보통사람입니다. 나를 코미디 소재로 다뤄도 좋습니다“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선거 공략이 있은 뒤 그의 풍자 아이템 연구가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곁들인 그의 풍자개그는 화제를 모았다. 풍자란 남의 결점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웃으면서 폭로하고 공격함을 뜻한다. 상대방의 심기가 편할 리는 만무하다.   
 
“전 변화를 좋아하는 개그맨이에요. 풍자 개그도 저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변화의 한 과정이었죠. 풍자 개그를 하다 외부로부터 협박을 당한 적은 없었지만 (노태우 정권당시)청와대로부터 ‘약간은 유감이다’란 내용의 전화를 담당 PD가 받아본 적은 있었어요. 당시 대통령의 중간평가를 두고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때죠. 그 때 제 대사가 ”중간 평가 한다고 그래~ 질 것 같으면 왜 하냐~ 나에게도 다 생각이 있는데“였는데, 근데 그것을 잘못 표현한 것 같다고 항의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 많은 일반인들도 더한 비유로 세상을 꼬집더라고요. 지금에 비하면 그 때 저의 풍자는 아무것도 아니죠. 이젠 풍자 개그란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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