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시보레 볼트의 1ℓ 100㎞의 진실은

하이브리드車 GM 가세..연비경쟁 불붙어

제너럴모터스(GM)가 야심 차게 기획한 하이브리드 승용차 '시보레 볼트'(Chevrolet Volt)가 휘발유 1ℓ로 최대 98㎞(갤런당 230마일)를 주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 측정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M은 이미 시판 중인 도요타 프리우스(ℓ당 20㎞)보다 연비가 4배 이상 좋은 시보레 볼트가 내년 말께 시판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크게 앞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시보레 볼트가 연방정부의 구제금융과 법원의 파산보호절차를 거쳐 새로 탄생한 '뉴 GM'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보레 볼트가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을 석권하며 뉴 GM에 옛 영화를 되찾아줄지는 아직 미지수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12일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전기차량 연구소인 아르곤국립연구소의 던 힐리브랜드 소장은 시보레 볼트의 연비에 대해 "우리가 지금까지 본 바에 따르면 이 차는 미국에서 최고"라고 치켜세웠으나 "다른 업체들이 개발 중인 차량의 연비를 비밀에 부치고 있어 실제로 그렇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신문은 GM 측의 발표가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경쟁에 불을 붙이는 것이지만 전기와 휘발유를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는 방식을 둘러싼 혼선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MPG(갤런당마일) 측정 방식이 전기를 이용하는 자동차에는 맞지 않아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거의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자동차기업 닛산은 내년에 시판될 전기자동차 리프(Leaf)가 미국 에너지부의 연비기준을 적용할 때 연비 수준이 367mpg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프는 전기만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를 가솔린으로 환산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도요타 프리우스의 부품을 개발하는 업체도 나중에 일축되기는 했지만 한때 연비가 100mpg에 달한다고 주장했었다.

시보레 볼트의 경우에도 연비가 230mpg에 달한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얼마나 먼거리를 운행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40마일(64㎞)은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로 운행할 수 있으나 이후에는 휘발유를 이용한 엔진 발전기로 충전을 해 300마일(480㎞) 이상 운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GM 측은 하루 운행거리가 30마일(48㎞) 정도이고 매일 밤 충전을 한다면 휘발유가 거의 필요하지 않아 mpg가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시보레 볼트의 230mpg가 1갤런으로 230마일(368㎞)을 실제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그 사이에 수차례 충전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연방정부의 전기자동차 연비 측정방식 개발을 맡고있는 마이크 두오바 팀장은 이와 관련, "GM이 발표한 230 mpg에 꼼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기사용량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치는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GM 측은 일반적으로 전기의 평균비용이 미국에서 1kwh 당 11센트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시보레 볼트의 주행 비용은 160㎞(100마일)을 운행하는데 단돈 2.75달러만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기료가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나고 하루 중에도 어떤 시간대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든 것으로 보고있다.

또 전기충전을 위한 인프라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보레 볼트의 대당 예상 출시가격은 4만달러 선으로 닛산 리프의 예상가 2만5천~3만3천달러 선보다는 다소 높지만, GM측은 점차 가격대가 내려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