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스타 김연아가 그랑프리 시리즈 개막전에서 압도적인 점수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안도 미키와 나카노 유카리가 나란히 2, 3위에 그친 일본이 침울해졌다.
김연아(18·군포 수리고)는 26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69.50의 점수로 1위에 올랐다.
이날 전체 출전 선수 12명 중 제일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선 김연아는 점프 착지 도중 작은 실수를 범하긴 했지만, 감점 없이 전체적으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기술 점수는 39.06, 구성 요소 점수는 30.44였다.
이번 시즌을 맞아 새롭게 프로그램을 준비한 김연아는 이날 검은색에 은빛 반짝이 무늬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빙판 위에 섰으며, 배경음악인 생상의 교향시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에 맞춰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였다. 대기석에 앉아 점수 발표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점수가 발표되자 높은 점수에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김연아가 기록한 점수는 2위를 기록한 일본 안도 미키(20)의 57.80보다 11.70이나 높았다. 3위는 57.46의 점수를 얻은 일본의 나카노 유카리(23). 일본 언론은 자국 선수들이 2, 3위를 했다며 일제히 보도했지만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안도 2위, 나카노 3위, 선두는 김 스케이트 여자 SP’ 기사에서 “김연아가 거의 실수 없는 연기로 마무리해 고득점을 올리며 2위와 큰 점수차를 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여자 쇼트프로그램에서 안도 미키가 2위, 나카노 유카리가 3위에 올랐고 김연아가 선두”라고 짧게 보도했다.
김연아는 27일 오전 5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2위와 점수차가 커 큰 실수만 범하지 않으면 그랑프리 1차 대회 우승이 유력할 전망이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국제빙상연맹(ISU)이 매년 주최하는 대회로, 모두 6번 예선 경기를 벌여 결과를 집계한 뒤, 상위 6명이 그랑프리 시리즈 파이널에 진출해 세계 피겨 여왕 자리를 놓고 겨루게 된다. 올해 그랑프리 시리즈 파이널은 오는 12월 11일부터 우리나라 고양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