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지진을 예지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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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3 07:49
▲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직전, 두꺼비 떼가 대규모로 이동했다. 인간이 동물의 감각에 의지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홍콩 빈과일보
1969년 中 톈진시, 곰·뱀 이상행동으로 강진 예측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기상청에 골치 아픈 '숙제'를 던졌다. 4일 기상청 이현 지진관리관에게 "지진 발생 전에 나타나는 동물의 이상행동을 지진 예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 보라"고 주문한 것이다. 본지 2월 5일 보도
이만의 장관은 지시하면서 자기 경험을 말했다. "1993년 제주도 부지사로 근무할 때 소나 말들이 목장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나무 아래 모여 풀을 뜯는 날은 어김없이 오후에 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동물의 행동이 지진이나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일례로 개구리가 울거나 지렁이가 땅 밖으로 나오면 비가 올 징조다. 거미가 집을 지으면 날씨가 맑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엔 "지하에서 거대한 메기가 요동치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난다"는 미신이 있다. 2002년 오사카(大阪)대 대학원 이학연구소 연구팀이 직접 메기를 이용한 지진 관측망을 만드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20㎞마다 메기 관측 지점을 설치해 전국의 지진을 관측하는 방법이었다
이만의 장관은 지시하면서 자기 경험을 말했다. "1993년 제주도 부지사로 근무할 때 소나 말들이 목장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나무 아래 모여 풀을 뜯는 날은 어김없이 오후에 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동물의 행동이 지진이나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일례로 개구리가 울거나 지렁이가 땅 밖으로 나오면 비가 올 징조다. 거미가 집을 지으면 날씨가 맑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엔 "지하에서 거대한 메기가 요동치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난다"는 미신이 있다. 2002년 오사카(大阪)대 대학원 이학연구소 연구팀이 직접 메기를 이용한 지진 관측망을 만드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20㎞마다 메기 관측 지점을 설치해 전국의 지진을 관측하는 방법이었다
'제6감(感)'이라고 불리는 동물의 재해 예지능력에 대해 사람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도 "우연치고는 자주 적중한다"고 생각한다.
동물의 재해 예지능력이 실제 지진을 예측하는 데 도움 된 건 얼마나 되며 실제로 지진 예보에 활용이 가능할까. 이현(57) 기상청 지진관리관은 "동물의 예지능력을 가장 활발히 연구하는 나라는 중국과 일본"이라고 했다.
이 지진관리관에 따르면 가장 널리 알려진 동물 예지능력의 예는 1969년과 1975년 두 번의 대지진 때 동물들이 보여줬던 행태다. 1969년 중국의 톈진(天津)시에서는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조용히 있던 곰이 소리를 지르고 뱀이 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동물원 관리인들이 지진예측기관에 보고해 지진 피해를 최소화했다. 1975년에도 중국 정부는 지진을 정확히 예측했다.
하이청(海城)에서 겨울에 뱀이 도로로 나와 얼어 죽고 말이 날뛰었는데 사흘이 지나자 규모 7.3의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가장 최근엔 2005년 10월 파키스탄 동북부에 발생한 강진에서 동물의 예지능력이 주목받았다. 당시 까마귀들이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비명과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며 둥지를 떠났고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같은 행동을 보이자 현지 주민들은 까마귀의 움직임을 보고 지진을 예측한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동물의 이상행동이 일관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남대 김성균(66·지진학) 교수는 "2008년 쓰촨(四川)성 대지진 전 두꺼비 떼의 이동이 목격돼 지진의 전조로 여겨졌지만 며칠 후 산둥(山東)성에선 두꺼비 떼가 이동하고도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동물의 예지능력을 뒷받침하는 '세로토닌 증후군'에 대해서도 반론이 있다. 지진이 일어날 때 생긴 전기는 지하수를 분해하면서 기체를 만든다. 이 기체가 지표면에서 구름이 되는데 이것이 동물 신경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자극해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대 박시룡(58·생물교육학과) 교수는 "중국과 이탈리아 일부에서 일어난 지진에서 동물들이 세로토닌 증후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든 지진에 이 이론을 적용하기엔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동물들이 예지 능력을 보여준 사례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활용하기까지는 '과학적으로 이를 증명해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동물의 재해 예지능력이 실제 지진을 예측하는 데 도움 된 건 얼마나 되며 실제로 지진 예보에 활용이 가능할까. 이현(57) 기상청 지진관리관은 "동물의 예지능력을 가장 활발히 연구하는 나라는 중국과 일본"이라고 했다.
이 지진관리관에 따르면 가장 널리 알려진 동물 예지능력의 예는 1969년과 1975년 두 번의 대지진 때 동물들이 보여줬던 행태다. 1969년 중국의 톈진(天津)시에서는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조용히 있던 곰이 소리를 지르고 뱀이 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동물원 관리인들이 지진예측기관에 보고해 지진 피해를 최소화했다. 1975년에도 중국 정부는 지진을 정확히 예측했다.
하이청(海城)에서 겨울에 뱀이 도로로 나와 얼어 죽고 말이 날뛰었는데 사흘이 지나자 규모 7.3의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가장 최근엔 2005년 10월 파키스탄 동북부에 발생한 강진에서 동물의 예지능력이 주목받았다. 당시 까마귀들이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비명과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며 둥지를 떠났고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같은 행동을 보이자 현지 주민들은 까마귀의 움직임을 보고 지진을 예측한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동물의 이상행동이 일관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남대 김성균(66·지진학) 교수는 "2008년 쓰촨(四川)성 대지진 전 두꺼비 떼의 이동이 목격돼 지진의 전조로 여겨졌지만 며칠 후 산둥(山東)성에선 두꺼비 떼가 이동하고도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동물의 예지능력을 뒷받침하는 '세로토닌 증후군'에 대해서도 반론이 있다. 지진이 일어날 때 생긴 전기는 지하수를 분해하면서 기체를 만든다. 이 기체가 지표면에서 구름이 되는데 이것이 동물 신경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자극해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대 박시룡(58·생물교육학과) 교수는 "중국과 이탈리아 일부에서 일어난 지진에서 동물들이 세로토닌 증후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든 지진에 이 이론을 적용하기엔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동물들이 예지 능력을 보여준 사례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활용하기까지는 '과학적으로 이를 증명해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