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무게는 사람 8배, 거울로 외모 살피기도
돌고래를 인격체로 대우해야 한다?
다이애나 레이스(Reiss) 뉴욕시립대 교수(심리학)와 로리 마리노(Marino) 에모리 대학 교수(동물학)는 돌고래의 놀라운 학습 능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이를 근거로, “돌고래에게 ‘유사 인격체’(non-human person)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매년 30만마리의 돌고래들이 포획당하고 있는데, 그들의 지능을 고려하면 ‘걸맞지 않은 대우’라는 것이다.
이들 교수에 따르면, 인간을 제외한 동물 중에서 가장 두뇌가 뛰어난 종(種)은 단연 돌고래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은 돌고래의 영특함은 인정하면서도, 돌고래의 지능을 침팬지를 비롯한 영장류의 지능 보다는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해 왔다. 또 돌고래의 지능은 대략 인간의 3세 정도로 간주됐다.
그러나 3일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연구를 진행한 뉴욕시립대의 레이스 교수는 “청백돌고래의 경우, 거울을 이용해 자기 몸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다”며 “기초적인 수준의 상징어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레 이스 교수는 오스트레일리아 근해에서 구조된 돌고래 1마리가 회복기간에 배운 헤엄 기술을 자기 무리에 퍼뜨린 사례, 서부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돌고래들이 먹이를 찾으려고 모래톱을 코로 휘젓기 전에 해면동물을 모래 위에 깔아서 마찰을 줄이는 사례 등을 예로 들었다.
이 같은 학습능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연구진은 해답을 ‘두뇌 크기’에서 찾았다.
에 모리 대학의 마리노 교수는 “인간의 두뇌 무게가 대략 2~4파운드(0.9㎏~1.8㎏)이고 침팬지의 뇌가 약 12온스(0.34㎏)인데 비해 일부 돌고래의 뇌 무게는 최대 19파운드(8.6㎏)까지 나간다”며 “단순히 두뇌 무게로 지능을 잴 수는 없지만, 청백돌고래의 정보처리능력은 인간에 버금갈 정도로 나타났다”라고 했다.
실제로 몸의 전체 크기에서 뇌가 차지하는 비중을 따질 경우, 청백 돌고래 대뇌의 피질과 신피질의 해부학적인 비율은 거의 인간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두 교수는 밝혔다.
두 교수는 따라서 이런 지적 능력을 갖춘 동물을 놀이 공원에 가둬 놓거나 식용(食用)으로 또는 조업 중에 실수로 죽이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들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학술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재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의 윤리학 교수인 토머스 화이트도 이 콘퍼런스에서 돌고래가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