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투명망토 곧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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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보도로 관심
물체서 반사된 가시광선 굴절시켜 시야서 사라져
기술력 한계로 아직 윤곽은 보여
“수년 내 완전 투명망토 개발될 것”
 
해리포터 3편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주인공 포터는 투명망토로 몸을 숨긴 채 마법학교 곳곳을 누비며 비밀의 단서를 찾는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던 마법의 투명망토. 이 꿈의 기계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3월 6일 미국 과학 케이블 방송 디스커버리 채널은 “미국 라이스대학이 새로운 메타물질(물리법칙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특수물질)을 이용해 투명망토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얼핏 황당해 보이는 이 얘기는 정말 사실일까.

인간은 물체로부터 반사되는 가시광선을 통해 대상 물체의 형태와 색깔을 인식한다. 라이스 대학의 투명망토는 이 점에 착안했다. 반사되는 가시광선을 제어해 물체를 투명하게 보이게 한 것이다.

라이스대 연구진은 빛을 제어하는 데 ‘나노컵’이라는 메타물질을 사용했다. 이 나노컵의 입자는 모두 한 방향을 향해 반복적인 패턴으로 정렬되어 있기 때문에, 나노컵 안으로 들어온 빛은 모두 한 방향으로만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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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대에서 거울의 재귀반사를 이용하여 제작한 투명망토의 원리. /디스커버리 채널
이 대학 나오미 할라스 박사는 디스커버리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발명한 메타물질은 빛을 한 방향으로 방출시키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눈에 반사광이 들어오지 않아 물체가 보이지 않게 된다”며 “이 성질은 다양한 용도에 접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열 발전을 할 때 쓰이는 태양열 집열기는 특정 지점에서 태양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집열기의 기울기를 조절해야만 했다”며 “하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면 집열기를 기울일 필요 없이 빛을 한 점에 집중시킬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투명망토를 연구하는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의 차원용(49) 대표소장은 “빛을 제어하는 방식엔 △빛을 100% 흡수시켜 가시광선이 아예 반사될 수 없도록 하는 방법과 △빛을 다른 방향으로 반사시키거나 굴절시켜 가시광선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향하게 하는 방법 2가지가 있다”며 “최근 라이스대학에서 발명한 물질은 후자의 방법으로 여러 방향에서 오는 빛의 특정 파장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원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라이스대학의 투명망토는 아직까지 완벽하진 않다. 물체에서 반사되는 가시광선을 한 곳으로 돌리기는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 완벽하게 대상이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진 못하기 때문에 어렴풋한 윤곽은 남아있게 된다. 차원용 대표소장은 “아직까지 100% 보이지 않는 투명망토가 개발되진 않았지만, 지금 추세라면 머지않은 장래에 소설에나 등장하는 투명망토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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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망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10월 미국의 듀크대 연구진은 물체가 마이크로파(극초단파·microwave)에 의해 감지되지 않게 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연구진들은 구리 원자와 유리 섬유로 이뤄진 메타물질을 이용해 전자기파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마이크로파가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는 것이 아니라 주위로 비켜가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장치는 마이크로파만을 감지하기 때문에 그보다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을 차단하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점을 극복한 것이 2008년 미국 UC 버클리대다. 이 대학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진은 빛의 굴절원리를 적용해 새로운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연구에 참여한 루오핑리우 교수는 “새로운 금속박막(기계 가공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마이크로미터 이하 두께의 얇은 막)을 이용한 그물망과 나노미터 굵기의 은선으로 만든 메타물질이 물체 주위에서 빛을 굴절시켜 돌아가게 했다”며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지 않고 굴절시켜 물체의 주위를 돌아 후방으로 통과하게 해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이치”라고 원리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방식 역시 빛을 완전히 굴절시키진 못해 대상 물체가 불투명하게 보이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라이스대학이 이번에 개발한 투명망토는 기존 ‘투명망토’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관찰자는 대상물체의 윤곽만 어렴풋이 볼 수 있게 된다.

이와 유사한 방식의 투명망토는 2004년 일본 도쿄대 과학진에 의해 시도된 바 있다. 이 대학 다치 스스무 교수는 광학미채(Optical Camourflage) 기술을 이용했다.

광학미채란 과학적 원리를 응용하여 시각적으로 대상을 투명화하는 기술로, 실제 세계와 3차원의 가상물체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적용하면 사람은 실제 현실과 가상 현실이 합쳐진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스스무 교수는 “빛을 재귀반사하는 물질로 투명망토를 만들면 이 물질에 의해 망토를 입은 사람의 뒷배경이 보이게 되며, 망토를 입은 사람은 시야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준비물이 있어야 했다. 망토를 입은 사람의 뒤를 촬영할 디지털방식의 비디오카메라, 카메라에서 포착한 이미지를 증대시킬 수퍼컴퓨터, 컴퓨터에서 받은 이미지를 투사해줄 프로젝터, 프로젝터에서 투사된 빛을 망토에 반사시켜 줄 컴바이너가 필요했다. 

디스커버리 채널은 보도에서 “스스무 교수가 고안해낸 투명망토는 메타물질이 아니라 거울의 재귀반사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데다, 투명망토를 바라보는 관찰자가 컴바이너라고 불리는 특수거울 앞에 서 있어야  작동한다는 결정적 단점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투명망토의 적용 범위는 대단히 넓다. 디스커버리 채널은 “이 기술을 악용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투명망토 기술을 실제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기술을 응용하면 △항공기 조종실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 비행기가 착륙할 때 조종사들이 활주로 바닥을 곧바로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안전한 착륙을 유도한다든가 △수술을 할 때 의사들이 투명한 손이나 수술장비를 통해서 환자의 내부조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 △창문이 없는 방에서도 밖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고 △자동차를 후진할 때 뒤쪽을 ‘확실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해줘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점 등의 장점이 있다.

투명망토는 과학전문매거진 뉴사이언티스트가 2008년 선정한 ‘30년 안에 현실화될 10가지 품목’에 포함됐다. 같은 해 타임지는 이 기술을 ‘10대 과학연구 성과’로 선정했다. 차원용 대표소장은 “산에 있는 거대한 송신탑이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전선 등도 투명망토 기술을 통해서 깔끔해 보이게 할 수 있다”며 “실현 가능성이 높은 연구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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