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 사주 모녀 `2조원 기부금` 분쟁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사주 모녀가 천문학적인 기부금 문제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한 유명 사진작가에게 10억파운드(한화 약 2조원)을 기부한 로레알 사주 릴리안느 베탕쿠르(86)에 대해 딸인 프랑수아즈 메이어(55)가 법원에 금치산 선고를 신청한 것.

150억파운드(30조원)에 달하는 릴리안느의 자산규모를 감안한다면 일부에 불과하지만, 심신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게 딸 프랑수아즈의 주장이다.

프랑수아즈의 한 측근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수아즈는 나이가 든 어머니가 재산을 탕진할까봐 우려하는 것일 뿐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로레알의 이사회 등 각종 회의에서 마주치지만, 대화를 하지 않는 등 관계가 정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릴리안느는 딸의 금치산 선고 신청에 따른 사법당국의 조사과정에서 '돈을 받을만한 사람에게 돈을 줬고, 쓸만한 데 돈을 썼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재산이 아주 많은 사람들은 사회에 돈을 돌려주는 것을 꺼리면 안된다"며 "기부에는 투자적 목적이나 계산, 동기 등이 있어선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정신상태를 진단하기 위한 의료전문가의 검사는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탕쿠르는 선친인 유진 슈엘러가 지난 1907년 창업한 로레알을 물려받아 사업을 번창시켜 왔다.

한편 천문학적인 기부금을 받게 된 사진작가 프랑수아 마리 바니에(61)는 사법당국의 조사에서 '릴리안느는 내 후원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가, 작가도 겸하고 있는 바니에는 살바도르 달리, 이브 생 로랑, 피에르 가르뎅, 조니 뎁, 캐롤라인 모나코 공주 등 유명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사법당국은 지금까지의 예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금치산 선고 신청에 대한 심의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