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원로 코미디언 고(故) 배삼룡씨의 빈소에서 고인의 오랜 동료였던 코미디언 구봉서씨가 울먹이며 조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故 배삼룡씨 빈소서 오열… 李대통령 弔電
"내 하나밖에 없는 친구야, 네가 먼저 갔구나…. 이젠 내 차롄가 싶다."
고(故)
배삼룡(84)씨의 평생 단짝 코미디언
구봉서(84)씨는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24일 오전 11시쯤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빈소를 찾은 구씨는 휠체어를 탄 채 갈색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 손 등엔 링거 바늘이 꽂혀 있었다. 지난해 초 뇌수술을 받고 투병 중인 그의 얼굴은 슬픔으로 더욱 지쳐보였다.
휠체어에서 내려 가족 부축을 받으며 입관 제사가 진행된 빈소로 간 구씨는 한참이나 친구 영정사진을 바라봤다. 이내 구씨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졌다. 술을 올리고 향을 피운 뒤에도 구씨는 허망한 표정으로 20여분 빈소에 머물렀다. 빈소는 오전 시간이라 조문객이 적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오던 구씨는 부축하러 나온 배씨 아들 동진(55)씨에게 "왜 아무도 없느냐"고 물으며 "쓸쓸하다. 다 필요 없다"고 했다. 발걸음을 떼기 힘든 듯 휠체어에 앉아서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한숨을 지었다.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배삼룡과 구봉서는 '비실이'와 '막둥이' 캐릭터로 콤비를 이뤄 국민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배씨와 구씨는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 '부부 만세' 등에 함께 출연했다. 수십년간 형제처럼 지낸 이들은 먼저 떠나는 사람의 장례를 남은 친구가 치러주기로 약속했었다. 구씨는 이날 "코미디는 누구 한 사람이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배삼룡은 누구보다 잘 맞는 내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전날 빈소에 화환을 보냈던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오후 상주 앞으로 "대한민국 희극계의 큰 별이 졌다. 늘 국민과 함께했던 고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살아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조전(弔電)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