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거대 물고기 돗돔 양식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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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전설의 대물, 돗돔을 보존하기 위해 경상남도수산기술사업소가 나섰다.
 돗돔은 우리나라 동해안 속초부터 남해안 흑산도까지 서식하며 예전에는 그 수가 제법 많았지만, 요즘은 워낙 귀한 어종이 되어 잡는 어업인도 그리 많지 않은 실정. 우선 종묘 생산을 위해 돗돔 어미를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품종자체가 귀하고 전국각지에 흩어져 있으니 토요일 일요일 없이 다녔죠. 거문도와 속초,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 안 가본 데가 없습니다”
 
 경상남도수산기술사업소 김효근 지도계장을 비롯한 박정희, 황평길, 이경진 등 4명의 돗돔 양식 개발팀은 돗돔 어미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지난 해 6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 동안 서식지를 잘 알고 있는 어업인들의 협조를 받아 욕지면 해역에서 조업을 했다. 이어 제주도와 추자도, 그리고 동해안과 흑산도까지 샅샅이 뒤졌으며, 돗돔을 잡았다는 사람도 일일이 다 만났다.
 
 이렇게 전국 각지를 돌아 수집한 돗돔은 모두 62미. 안타깝게도 몇 마리는 죽고 지금은 52미만 겨우 살아남았다. 이 돗돔들은 통영 해상가두리와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 그리고 거제 육종연구센터, 세 곳에서 나누어 사육, 관리하고 있다.
 
경상남도수산기술사업소에서 돗돔을 양식 대상 어종으로 주목한 것은 최근 해상가두리 양식장의 수익성이 날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해상가두리 어류 양식산업은 전국 약 1,237헥타르. 연간 8만여 톤이 생산되고 우리나라 양식 총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그런데 해상가두리 양식어종은 대부분 조피볼락과 돔류에 편중돼 있어 이제 대체어종이 필요하다.
 
다금바리에 버금가는 맛…종묘생산기술 반드시 필요해
 특히, 돗돔은 몸집이 200kg에 육박하는 참다랑어와 비슷한데 참다랑어가 적조에 약한 것과 달리  적조가 고밀도 상태가 아니면 폐사할 위험이 없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만일 돗돔의 양식이 성공한다면 분명 우리나라 양식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돗돔은 맛도 좋고 버릴 것도 없습니다. 고급어종 다금바리에 버금가는 어종입니다. 지금은 자원이 희귀하고 비싸서 일반인들이 먹을 수 없으니, 대중화를 위해서라도 돗돔 종묘생산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돗돔의 종묘 생산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제일 큰 문제는 자원이 귀해 종묘 생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돗돔은 20kg 이상의 성어로 자라야 산란이 가능한데, 통상 1년에 3.5kg 성장하는 돗돔이 성어가 되기까지는 대략 8년 이상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종묘 생산에 성공한다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돗돔을 양식에 성공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 까지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참치 종묘를 생산해서 성어로 판매하기까지 30~40년이 족히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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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수산기술사업소 돗돔 연구 ‘세계 최초’
 “이미 돗돔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는 끝났습니다. 올해는 돗돔을 확보하고 돗돔의 분포지역, 어획시기, 채포방법에 대한 기초 생태 자료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돗돔의 생태와 생리를 알아야 수정란을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돗돔 종묘 생산과 자원 확보에 대한 연구 개발은 전무한 상황. 일본 나가사키 대학에서 돗돔 치어를 조사했지만 기껏해야 수심 몇 미터에서 돗돔이 어떻게 올라왔다는 내용만 학회지에 보고 된 것이 전부. 그러니까, 경남 수산기술사업소의 돗돔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가 세계 최초라 할만하다.
 
 해상가두리에서의 돗돔 환경조사를 마친 경남 수산기술사업소 돗돔 양식 개발팀은 이제 육상에서의 조사를 준비 중이다. 돗돔을 양식 산업화 했을 때 가능성을 알아보는 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여기엔 거제어류육종센터에서 넙치와 전복 육종 개발에 사용해 큰 성과를 이룬 어류 전자칩을 도입해 돗돔의 성장도를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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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먼바다에서 잡힌 191cm 짜리 돗돔. [연합뉴스]

 
전설의 대물 돗돔, 현실의 대물로…
 전설의 대물, 돗돔의 양식 개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경상남도수산기술사업소는 돗돔 양식 연구 개발을 위한 사업을 오는 2013년까지 진행한다. 총 예산만 자그마치 4억1천만원. 돗돔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목표치는 200~300미.

 그래서 양식 개발 연구팀은 어업인과 언론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전국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 같다. 이제 잠시라도 바다에 나갈라치면 조심스레 떠올려보자. “자나 깨나 돗돔 사수! 다시 보자 돗돔 확인”
 
 통영 해상 가두리에는 돗돔이 더 이상 사라져가는 전설의 물고기로 남고 싶지 않다는 듯, 거대한 몸집을 뽐내며 힘차게 헤엄을 치고 있다. 하루빨리 돗돔 양식 개발이 성공해 돗돔이 우리에게 친숙한 어종으로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 돗돔은 어떤 물고기일까?
인연이 닿아야 잡을 수 있는 ‘전설의 물고기’를 아십니까? 우리가 사는 곳은 주로 대한민국 남해와 동해, 일본의 북해도 부근. 몸길이는 2m, 몸무게는 최고 280kg에 육박하지요. 몸집도 거대하지만 힘도 어지간해서 바다의 무법자 상어를 상대할 정도랍니다.
 
아! 우리가 “전설의 물고기”라 불리는 이유요? 결코 상어랑 맞장 뜬다고 붙여진 별명은 아니에요. 우린 제법 귀한 어종이거든요. 어시장에서 우릴 본 적 있으세요? 없으시죠? 가뭄에 콩 나듯 일 년에 겨우 열 마리도 안 잡히니까요. 게다가 강태공이 손에 땀을 쥐며 우릴 낚아 올렸다는 무용담까지 더해지면서 우리는 점점 전설의 대물이라 불리게 됐답니다. 왜 그렇게 보기 힘드냐고요?
 
잠깐 어려운 학술용어 좀 쓸게요. 우리는 농어목 반딧불게르치과(Acropomatide)에 속하는 초대형 바닷물고기예요. 보통 400-500미터 되는 깊은 바다 암초지대에 사니깐 쉽게 볼 수 없는 거죠. 하지만 5월부터 7월 사이, 산란기가 되면 60-70미터 깊이의 얕은 바다로 이동해요. 연안에서 태어나 성장한 고기들은 자라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이 귀향길에 간혹 강태공들의 낚시줄이나 어선들의 어망에 잡히는 거죠. 절대 신비주의 전략 같은 거 일부러 쓴 게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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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물고기 돗돔. [사진제공 = 디지털바다낚시]

 
 인정해요. 외모, 참 비호감이지요. 500원 짜리 동전만한 동그란 눈은 부리부리하고, 엄지손가락만한 비늘과 삼지창처럼 날카로운 등지느러미 좀 보세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실제 주인공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까봐 두려워요.
 
 하지만, 이런 말이 있죠. “못 생겨도 맛은 좋다!” 제 입으로 말하기 몹시 쑥스럽지만, 우리는 잡기 힘든 만큼 그 맛이 최고랍니다. 보통 회나 소금구이로 먹는데. 복숭아 빛을 띤 흰 살의 고급횟감 자바리(다금바리) 보다 더 맛이 좋대요. 많은 분들이 맛 볼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우리가 너무 귀해서 쉽지 않죠?
 
 그래서 경상남도수산기술사업소가 나서서 양식 기술을 연구한다고 해요. 부디 이번 양식 개발 연구가에 성공해서 많은 분들과 꼭!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는 사라져가는 전설의 대물, 돗돔입니다.
 
기사제공=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전략과 홍보연구원 배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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