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디자인 자연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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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라스베이거스 CES가 전하는 디자인 코드
 
가전기술이 충분히 발달했기 때문일까. 전자제품 디자인에서 어깨에 힘을 뺀 것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워진 느낌이 드는 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11일 열렸던 올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선보인 전자제품 얘기다. ‘전자제품’하면 생각나는 차갑고, 세련되고, 규격화된 이미지의 디자인을 넘어선 제품이 그만큼 눈에 많이 띄었다.

대나무로 만든 노트북, 붉은 모란이 그려진 노트북처럼 자연을 모티브로 삼기도 하고, 알록달록한 촌스러운 버튼을 단 스피커로 19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올 CES의 디자인 코드를 정리해 보니 다음과 같이 압축됐다.
 
◆자연을 닮은 가전=올 CES에서 선보인 디자인의 화두는 단연 ‘친환경-그린테크놀로지’였다. 전 산업분야에 강박관념처럼 자리 잡은 ‘친환경’ 화두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전시회가 열린 컨벤션홀엔 친환경 소재 카펫이 깔리고, 참가자들이 쓰는 유리잔과 종이도 모두 재생용기를 사용했다.

이는 가전 디자인에도 이어졌다. 주로 자연물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나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정보기술(IT) 기업 아수스는 대나무로 만든 친환경 노트북 ‘뱀부 시리즈’를 선보였다. 노트북 표면에 플라스틱이나 금속이 아닌 대나무를 활용한 게 특징이다. 대나무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과 은은한 향기도 느낄 수 있었다. 11인치형과 12인치형의 이 노트북 시리즈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자연을 가장 닮은 디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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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붉은색 바탕에 모란을 그려 놓은 노트북 (HP 비비안탐 스페셜 에디션).

노트북 표면에 탐스러운 꽃을 그려 넣어 눈길을 끈 디자인도 선보였다. 디자이너 비비안탐이 디자인한 HP의 ‘비비안탐 스페셜 에디션’은 강렬한 붉은색 바탕에 모란을 그려 놓은 외양이 돋보였다.

자연물을 본뜬 제품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조약돌 모양을 본떠 만든 DVD 플레이어(DVD-H1080)를 내놨다. 휴대용 CD 플레이어보다 약간 큰 크기에 동그란 모양이 냇가에 있는 평평한 돌 하나를 보는 듯하다. 버튼을 숨기고 반질반질하게 고광택 처리한 표면은 시냇물에서 막 꺼낸 조약돌의 형상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평이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도 눈에 많이 띄었다. 모토로라는 세계 최초로 재활용 물병으로 휴대전화(W233 리뉴)를 만들었다. 이미 탄소 펀드단체로부터 ‘카본프리(Carbon Free)’ 인증을 받았다. 올 상반기부터 미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옥수수 전분을 발효시켜 만든 플라스틱을 배터리 커버 등에 사용한 ‘에코폰’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보였다. 이는 환경부 산하기관인 친환경상품진흥원의 ‘환경마크’를 획득했다.

◆더 얇게 더 작게=전자제품의 변치 않는 디자이놀로지(디자인+테크놀로지) 코드는 ‘더 작고 더 얇게’만드는 것이다. 얇고 작은 것이 첨단기술이라는 건 이 업계엔 거의 신념화된 상식이다. 역시 올 CES에서도 지난해보다 한층 더 얇고 작아진 제품들이 경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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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노트북 PC인 ‘넷북’은 작아지다 못해 이젠 ‘호주머니에 쏙 들어간다’는 표현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소니의 ‘바이오P’ 시리즈였다. 가로 24.5㎝, 세로 12㎝로 딱 편지봉투만 하다. 휴대전화 두께에 무게는 600g밖에 안 돼서 한 손에도 쏙 들어온다.

TV 디자인도 가벼워졌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6.5㎜ 두께의 ‘발광다이오드(LED) TV’를 내놨다. 투명하면서 반짝이는 소재로 액정 테두리를 만들었다. 실제 두께도 얇아졌지만 디자인을 투명하게 하면서 기존 TV의 검은 플라스틱 테두리보다 한층 가벼워진 느낌을 살렸다.

도시바는 명함 크기의 모마일 인터넷 디바이스(MID)를 내놨다. 5㎜ 두께로 지갑에 넣고 다니다 인터넷을 쓰고 싶을 때 언제든지 꺼내 쓰도록 만들었다.

◆80년대가 그리워=카세트를 어깨에 짊어지고 떠나는 여행은 80년대의 로망이었다.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밤새도록 노래를 틀어 놓고 신나게 춤을 추는 청춘여행. 경기가 어려울수록 옛 시절에 대한 향수는 짙어지게 마련일까. 올 CES에서는 이런 80년대의 향수를 되새기게 하는 복고풍 디자인의 제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라소닉의 ‘아이팟 게토블래스터(iPod Ghetto Blaster)’는 대표적인 복고풍 디자인으로 꼽을 만했다. 둥근 스피커가 좌우에 달린 각진 사각형 기계는 언뜻 봐서는 오래된 라디오처럼 보인다. 위에 커다랗게 달린 손잡이 뒤로 안테나도 달려 있다. 빨강·노랑·파랑의 알록달록한 버튼도 촌스럽다. 이 제품은 카세트 테이프를 꽂는 자리에 아이팟 기계를 넣으면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도킹 스테이션’이다.

스컬캔디의 ‘파이프 아이팟 도크(Pipe iPod Dock)’도 도킹 스테이션이다. 원통형의 제품에 자주·초록·빨강 등의 네온색이 무늬처럼 들어가 있다. 제품 중간에 아이팟을 꽂으면 이어폰을 연결하지 않아도 라디오처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공중전화의 커다란 수화기를 그대로 본떠 만든 YUBZ의 ‘스카이 폰’도 독특하다. 수화기의 꼬불꼬불한 선을 휴대전화·노트북에 연결하면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빨강·주황 등 총 10가지 색상이 있다. 올해 CES에서는 총 5400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붙인 블루투스 핸드셋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화기의 선을 노트북에 꽂지 않아도 일정 거리에서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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