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업계, 미 신차 판매량의 10% 이상 담당…렌터카 신차 구입 중단하면서 미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
102년 역사의 렌터카 업체 '허츠(Hertz)'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이미 잭슨 허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19 위기의 전반적인 영향이 우리의 수익을 황폐화시켰다"고 밝혔다.
허츠는 지난 1918년 미국 시카고에서 설립됐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50개국에 영업망 3만개를 운영한다. 미국 내 2위 렌터카 업체다.
허츠 영업장은 전세계 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크게 줄면서 허츠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한달 만에 전세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허츠는 지난 22일 자동차 리스대금 상환기한을 연장하지 못해 미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제기했다. 허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1만명 넘는 직원을 해고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허츠의 부채는 244억달러에 달한다. 자산은 258억달러다. 허츠의 최대 채권자는 IT기업 IBM과 공유차업체 리프트로 알려졌다. 허츠 관계자는 "폴 스톤 최고경영자(CEO)가 자산유동화증권을 보유한 채권단을 달래기 위해 연말까지 자동차를 매달 3만 대 이상씩 팔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법인 존속을 위해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이면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절차를 진행한다. 이번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는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 지사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신차 판매량의 10% 이상인 170만~190만대를 담당했던 대형 렌터카 업계가 신차 구매 계획을 연이어 철회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도 연달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CNN은 "허츠가 파산 보호 신청의 여파로 올해 예정돼있던 신차 구매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며 "오히려 렌터카 업계에서 매각하는 물량이 중고차 시장에 쏟아지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