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장엽(86)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 주상복합 아파트인' 두산위브 더 제니스'의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황장엽(86)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 주상복합 아파트인 ’두산위브 더 제니스’의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현재 분양 중인 이 아파트는 지상 51~59층의 주상복합으로 개성까지 거리가 35km이지만 최고층의 높이가 해발 230m나 돼 날씨가 맑으면 개성 등 북한 지역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도끼가 든 소포를 받는 등 신변에 위협을 느껴온 황 전 비서가 강연 외의 대외활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황 씨를 수행한 북한민주화위원회 안혁 부위원장은 “황 전 비서는 평소 북한이 보이는 집에 살고 싶어 했다”며 “날씨가 맑을 때 북한을 볼 수 있는 아파트가 지어진다는 얘길 듣고 오늘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부위원장은 이어 “집을 분양받을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씨는 수행원의 경호를 받으며 두산건설 김기동 사장의 안내로 모델하우스 곳곳을 둘러봤다.
김 사장은 “황 전 비서가 한국의 아파트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며 “아파트 시설이 뛰어난 것에 매우 놀라워 했다”라고 전했다.
모델하우스를 도는 내내 말을 아끼던 황 씨는 227㎡(69평)형 견본주택에서 김 사장이 “창이 북쪽으로 향해 있어 맑은 날 개성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하자 “그러냐”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황 전 비서가 건물은 민족의 자긍심이라며 통일이 돼 북에도 멋있고 훌륭한 아파트가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황 전 비서는 모델하우스를 관람한 뒤 방명록에 ’조국통일 바라보는 역사기념비’라는 글을 남겼다.
북한에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 등을 지낸 황 씨는 1997년 남한으로 망명해 탈북자 단체 연합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를 조직하고 안보강연을 하는 등 반북활동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