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드림의 대부 임창빈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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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09-11-03 11:02 조회6,0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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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심한…. 너 혼자 살아보고 정신 좀 차려봐라. 당장 미국으로 보따리 싸.”

1958년 서울. 극장과 음악다방에서 여학생들 꽁무니만 쫓아다니다 고교 3년을 허송한 스무살 청년에게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미국 유학을 간다고 하면 신문지상 작은 지면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시절. 청년은 유복했던 서울 생활을 뒤로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생활은 쓰레기통 청소와 접시닦이로 시작됐다. 51년이 지난 지금, 청년은 연간 매출이 1억 달러(약 1191억원)에 달하는 기업의 CEO가 됐다. 카페트회사 ‘창텍스(Changtex) 트레이딩’ 임창빈(72) 회장의 이야기다. 그는 아메리칸드림의 ‘대부’이자, 전세계 한민족 CEO들의 축제인 ‘세계한상대회’의 창립 멤버다. 최근 제8회 세계한상대회 참석차 고국을 찾은 임 회장을 만났다.

◆유복했던 문제아의 No English, No money 미국생활

대개 이민자들이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떠난 것과 달리 1950년대 임창빈 회장의 집안은 부와 권력을 쥐고 있었다. 아버지와 삼촌은 서울 명보극장을 운영했다. 상공부장관과 국회의장을 역임한 고 이재형씨가 외삼촌이다. 집안 어른 중 군 장성들의 별을 모두 합하면 11개나 됐다.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명보극장과 세시봉 돌체 등 음악다방을 드나드는 문제아였다. 보다 못한 아버지는 둘째아들을 쫓아내듯 친척이 살고 있는 미국 미주리로 보냈다.

미국 대학 교실에서 첫 강의를 들었는데 제대로 알아들을 리 없었다. 중고교시절 워낙 공부를 안 한 탓이었다. 고국의 모습이 아른거렸지만 쫓겨 온 터라 돌아갈 수도 없었다. 하루에 4시간 이상 자지 않고 독하게 공부했다.

“지문이 긴 과목들은 과감히 포기하고 수학, 화학, 물리 같이 가급적 수식으로 된 과목들을 집중 공략했어요. 역사 과목은 내가 한국에 있을 때 갈고닦은 ‘커닝’ 실력으로 해결했죠.”

1년 후 4과목 중 역사만 C를 받고 나머지를 모두 A로 장식해 우등 장학금을 받게 됐다. 인생에서 겪어본 첫 성취에 도취된 그는 호기롭게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우등생도 됐으니 학비를 보내지 마세요. 자립해보겠습니다.’

내심 ‘당분간은 보내주시겠지’ 생각했지만 아버지는 그날부터 단 한 푼의 돈도 보내오지 않았다. 후회막급이었지만 당장 먹고 살 길이 캄캄했다. 하루에 2시간씩 학교 기숙사 식당에서 쓰레기통 닦는 일자리를 잡았다. 다음 학기에는 접시를 닦았다. 여름방학 때는 호텔과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로 일했다.

6년간 미주리대에서 학사(수학, 화학 전공)와 석사(통계학 전공) 과정을 마쳤다. 학업을 마쳤을 때 통장에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5000달러가 저축돼있었다. 유학생활은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세계한상대회' 로고를 가리키며 자랑스러워하는 이 대회 창시자 임창빈 회장
◆인종차별 극심한 조지아주에 첫 둥지

1964년 그는 일자리를 구하러 LA에 갔다. 공항 근처에서 화학전공자를 구한다는 광고지를 보고 관계자를 찾아갔다. 그 자리에서 카페트 고무풀 제조회사 입사를 제안받았다. 근무지는 인종차별로 악명 높은 조지아주 달톤(Dalton). 달톤은 미국 카페트의 80%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카페트 생산지다.

“‘금은보석도 귀하니까 금은보석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더라고요. 동양 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달톤으로 떠났죠.”

임 회장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당시 미국의 카페트 업체들은 아시아 시장에 대해 무지했다. 1968년, 그는 사장을 설득해 일본 현지 공장과의 기술 제휴를 주도했다. 결과는 대성공. 2년 만에 이 회사 제품이 일본 카페트시장의 50%를 점유하게 됐다. 이후 달톤의 여러 회사에서 아시아 시장의 판로 개척을 위해 업계의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그를 찾아왔다.

아시아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1973년 회사를 나와 ‘창텍스’라는 무역회사를 차렸다. 달톤의 카페트를 한국, 일본에 수출하고 미국에서 필요로 하는 아시아산 물품을 수입해 미국에 팔았다. 사우디 건설 붐이 일었던 1978년에는 현지 한국 건설업체에 물건을 대량 공급해 일약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랐다. 화학회사도 차려 현재까지 달톤 지역의 270여개 카페트 공장에 원료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손난로의 인기가 치솟자 아예 동남아에 공장을 차려 억만장자가 됐다.

◆고속도로에서 눈 감고 싶은 적 많아

미국 한인사회 최고의 거부가 된 임창빈 회장에게도 크고 작은 시련은 있었다. 1995년 당시 그는 150여 개 카페트회사에 원료를 납품하고 있었다. 임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원료를 받은 몇몇 거래처들이 서로 짜고 편법으로 자산규모를 부풀린 후 일제히 파산보호(Chaper11)를 신청했다. 순식간에 수천만 달러의 자금이 돌지 않았다. 은행에서 전화가 빗발쳤고 미 국세청(IRS)에서 조사가 들어왔다. 법규상 그 회사에 독촉전화조차 할 수 없었다. 정신이 없어 동시에 운영하던 10여 개의 다른 사업에도 막대한 지장이 왔다.

비슷한 시기, 손난로 수입 판매의 중책을 맡은 사원이 부인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후 물건을 빼돌려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성심을 다해 키웠던 사업 파트너가 하루아침에 돈 때문에 변심해 국세청에 고발하겠다고 공갈협박을 한 적도 있다.

“애틀란타 공항에서 달톤의 집으로 돌아오는 I-75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는데 ‘눈을 감고 뜨지 말아야지’하는 유혹이 끊임없이 밀려왔어요. 나도 몇 번은 죽고 싶었죠. 큰 사업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말아요. 그만큼 고민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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