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8년, 최고 유산은 '인간' 오바마

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17-01-10 09:30 조회5,146회 댓글0건

본문

20일 임기 마치는 ‘제44대 미국 대통령’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의 역사가 오는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는 슬로건을 내걸고 2009년 미 제44대 대통령에 오른 버락 오바마의 유산은 정책의 성공 여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가 8년 동안 가져온 ‘변화’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두려움을 내세워 ‘변화’를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대조된다. 지성과 카리스마에다 공감력과 유머감각까지 갖춘 ‘인간’ 오바마의 매력은 미국과 전 세계를 매료시켰다.

지난 7일 뉴욕타임스는 독자들의 평가를 소개했다. 독자들은 이란 핵협상 타결, 쿠바 국교정상화, 건강보험 개혁, 기후변화 대처노력, 금융위기 극복 등 다양한 업적을 거론했지만 가장 큰 오바마 유산으로 그의 기품과 가치를 꼽았다. “미국에 자부심을 갖게 해준 지도자” “신념을 절대 잃지 않은 대통령” “모범적인 아버지이자 남편” “쿨한 지도자” 등 오바마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인상 깊게 평했다. 계층을 아우르는 소통과 가식 없는 삶으로, 흑인 대통령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에 영감을 준 지도자 오바마의 업적을 정리했다.

2009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선서를 앞둔 버락 오바마가 의사당 한편에 걸린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백악관

■ 희망과 변화

“변화는 결코 쉽지 않고 빨리 오지도 않는다.” 지난 5일 오바마는 대국민 편지를 통해 “우리는 미국의 기초를 다졌다”며 집권 8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가 이룬 업적이 트럼프 행정부를 만나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또 총기규제, 이민개혁 등을 채 이루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듯했다.

8년 전 오바마가 취임할 당시 금융위기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안팎으로 악재가 산적했다. 임기 내내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에 정책이 막혔지만 오바마는 단 한번도 품위를 잃지 않았다. 오바마케어 추진을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했다.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는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의 2011년 골프 회동에선 손수 카트를 몰았고, 정적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도 종종 술잔을 기울였다. 공감과 소통의 정치는 57%에 달하는 임기말 지지율로 돌아왔다. 민주당 정권을 지키는 데 실패했지만 ‘마이티 덕(레임덕 없는 대통령)’ 칭호를 들었다.

2009년 3월 오바마가 오랜만에 만난 반려견 ‘보’와 함께 백악관 복도를 달리고 있다. 백악관2011년 5월1일 오바마가 백악관 상황실 구석에 앉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과 함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백악관

오바마는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의 이야기는 진보의 이야기”라고 강조한 오바마는 더 많은 사회복지망을 구축하려 했고, 밖으로는 핵 없는 세상을 꿈꾸며 기후변화에 대처하려 했다. 그는 “8년 전보다 미국이 더 강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고 자평했다. 오바마는 늘 긍정을 말했다. 그는 고별편지에서 “미국의 가장 좋은 날들은 아직 우리 앞에 있다”며 “미래의 진보를 만든 사람은 여러분(미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례식에서 치유의 노래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른 장면은 상징적이다.

■ 관용과 다양성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를 둔 오바마의 유년 시절은 순탄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결혼 2년 만에 떠났고, 어머니는 재혼해 인도네시아로 이주하지만 곧 파경을 맞고 오바마는 하와이에서 외조부모의 손에 컸다. 미국 사회의 마이너리티(소수자)로 성장한 배경은 타인에게 공감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의 자양분이 됐다.

2012년 그는 농구 경기를 보러 갔다가 ‘키스 타임’에 걸려 부인 미셸과 입맞춤을 하거나(위 사진), 핼러윈을 맞아 백악관에 놀러온 꼬마와 어울리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백악관

오바마는 불법 이민자의 법률 상담 등을 보장하는 ‘이민개혁’을 추진했다. 2012년 재선을 앞두고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임기 중 연방대법원의 합헌 판결을 이끌어냈다. 또 지난해 성소수자의 화장실 사용 문제로 차별법안이 논란이 됐을 때 오바마는 이 법안이 철폐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과 행동에는 양성평등의 일관성이 있었다. 지난해 여성지 ‘글래머’ 기고문에서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며 “성차별에 맞서 싸우는 것이 남성들의 책무”라고 밝혔다. 백악관의 오바마 부부는 동등한 파트너 관계를 보여줬다. 부인 미셸은 청소년 비만 퇴치나 교육 캠페인에 나서고 백악관 뜰에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텃밭을 가꾸는 등 전과 다른 ‘퍼스트레이디’상을 보여줬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들어가는 길에 보좌진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으로 화제에 올랐다. 백악관

노예제가 폐지된 지 143년 만에 탄생한 흑인 대통령 시대에도 인종주의는 사라지지 않았다. 경찰 총격에 흑인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지난해부터 미 전역에서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운동이 일었다. 최근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재임기간 흑백 갈등 해소에 진전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6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 화해와 평화

오바마는 미국 역사에 남은 갈등의 상처를 봉합하려 애썼다. 취임 9개월 만에 핵무기 군비축소 노력 등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오바마가 제시한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은 정책으로 이어졌다. 2015년 12월 타결된 ‘이란 핵협상’은 오바마 외교의 최대 업적으로 평가된다. 36년간 숙적이었던 미·이란 관계는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또 그는 지난해 3월 미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해 냉전의 장벽을 허물었다.

2015년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총기난사 희생자’ 장례식에서 연설 중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EPA

지난해 5월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일본 히로시마를 찾았다. 그러나 ‘사과 없는’ 방문으로 “어정쩡한 과거사 봉합을 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지나치게 신중해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은 이슬람국가(IS) 대응, 시리아 내전 문제는 결국 풀지 못하고 주도권을 잃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Korea in US Articles 목록

Total 1,152건 1 페이지
Korea in US Articles 목록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전문  
  • 최고관리자   2018-04-27 17:17:27   2631회     추천    비추천
  •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공동 성명 발표를 하고 있다.     © KTV 캡처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 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
  • [판문점 선언] 美ABC "얄타회담·오슬로협정에 비견될만"  
  • 최고관리자   2018-04-27 17:15:10   6713회     추천    비추천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얄타회담, 파리평화조약, 캠프데이비드협약, 오슬로협정에 비견될 만한 역사적 만남이다."미국 A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을 골자로 한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두 정상의…
  • 미 보수파 "총기협회에 등 돌린 기업 세금우대 없애겠다"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9:04   6773회     추천    비추천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총격 참사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선 미국총기협회(NRA)에 일부 기업들이 등을 돌리자, 이번에는 보수성향 정치인들이 해당 기업에 대한 세금우대를 없애겠다며 '역공'을 취했다.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 미국 최대 규모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2배로 커진다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8:36   6663회     추천    비추천
  •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최대 규모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 또다시 초대형 확장 공사가 추진된다.26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시카고 시는 주요 항공사들과 향후 8년간 총 85억 달러(약 9조 원)가 투입될 오헤어국제공항 신규 확장 및 첨단화…
  • 미국, 내년까지 러시아 넘어 세계 최대 산유국 된다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8:01   6525회     추천    비추천
  • IEA 전망…올해 말 미국 원유 생산량 하루 1천100만 배럴 돌파할듯 미국 텍사스의 오일 펌프[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7일 미국이 늦어도 내년까지 러시아를 넘어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에 등극할 …
  • 미 전문가 대북 코피 전략 부작용 경고…"파급 효과 심대할 것"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7:34   6801회     추천    비추천
  •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을 일컫는 이른바 '코피 전략'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미 전문가들이 코피 전략의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코피 공격을 가할 경우 전면전으로 확대할 위험성이 크며 이는…
  • 반이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NIW를 통한 영주권 취득은 쾌청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3:22   7017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플로리다 주 고교 총기 참극 이후 '총기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는 학생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최근 몇마디 않다가 오랜만에 3분 넘게…
  • 美 FCC, '망 중립성' 원칙 결국 폐기  
  • 최고관리자   2017-12-14 15:50:13   7976회     추천    비추천
  • "인터넷은 공공서비스 아닌 정보서비스…시장 원칙 따라야"비판론자들 "혁신과 투자의 생태계 파괴"  미 연방통신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
  • 디즈니, 21세기폭스 인수…세계 미디어시장 '지각변동'  
  • 최고관리자   2017-12-14 15:49:20   8119회     추천    비추천
  • 57조원 빅딜 성사…美정부 승인 여부가 '최종 관문'마블 캐릭터 한데 모은 디즈니, 명실상부한 '콘텐츠 제왕'으로(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정은 기자 = 월트디즈니가 14일(현지시간)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제국' 중 일부인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 뮬러 특검, 트럼프家 금융거래 정조준  
  • 최고관리자   2017-12-06 11:46:03   5529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러시아 스캔들’을 파헤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독일 도이체방크 간 커넥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캠프 인사·측근 등을 기소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가족에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블룸버그통신 등 …
  • 트럼프, 중동 화약고에 기어이 불붙이다  
  • 최고관리자   2017-12-06 11:45:26   5650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이스라엘 수도는 예루살렘” 트럼프, 공인 연설 예고 美대사관도 이전할 방침 국제사회 70년 합의 파기 중동 각국 격렬하게 반발 동맹 사우디 등 철회 요구마크롱, 트럼프에게 “반대” 교황·러·中도 반대 입…
  • CIA,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한국어’ 요원 채용…연봉은 억대  
  • 최고관리자   2017-12-06 11:44:22   6049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억대 연봉의 ‘한국어 요원’ 채용 공고를 내걸었다.지난 28일 CIA는 SNS를 통해 “중앙 정보부 언어 담당관으로서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십니까?” “진실을 밝히는 일입니다”가 적힌 사진을 올렸다. 이어 ‘한국어 구사 유무…
  • 트럼프 "北 타락한 국가…美 위협시 北 완전 파괴"  
  • 최고관리자   2017-09-19 11:50:58   609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제72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미국 abc 방송 화면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북한…
  • “미국 땅에서 나치 깃발이 휘날릴 줄이야…”  
  • 최고관리자   2017-08-17 10:20:16   848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극우 백인민족주의자들의 행진에서 한 참가자가 나치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트위터  샬러츠빌 난동, 신나치주의자들 커밍아웃 “나치와 싸우다 20만명 전사한 나라에서…”독일 정부도 “극도로 역겨운 행태” …
  • 미 국가안보보좌관 "백인우월주의 유혈 사태는 테러행위"  
  • 최고관리자   2017-08-16 09:48:32   7208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12일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시위대의 유혈 사태를 ‘테러’로 규정했습니다.맥매스터 보좌관은 어제(13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대 남성이…
  • 트럼프 대통령 “인종주의는 악”...백인우월주의 비난  
  • 최고관리자   2017-08-16 09:47:34   568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지난 12일 유혈 사태를 일으킨 백인우월주의 시위대를 비난했습니다.트럼…
  • 이란 "미국의 새 제재 시 핵 협상 파기할 것"  
  • 최고관리자   2017-08-16 09:46:56   5735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5일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면 몇 시간 안에 핵 협상을 파기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로하니 대통령은 오늘(15일) TV로 생중계된 의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게시물 검색
2024년 11월 우수회원 순위 (1위~10위)
순위 닉네임 11월 적립
포인트
총 적립
포인트
korea99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0 48,800
글쓰기, 댓글달기, 코멘트,
로그인만 하셔도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지금 투자하세요!
광고를 이용해 주시면 싸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Poll
결과

New 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