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중국산 석고보드… 미국 전역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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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09-10-10 12:04 조회5,4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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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에 코피·두통 유발관련 소송 수백건 접수
"집 6만~10만채 헐어야" 외교문제로 비화 가능성

퇴직 경찰관 빌 모건(Morgan)은 3년 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에 새로 지은 38만3000달러(약 4억5000만원)짜리 저택에 입성했을 때만 해도 세상을 다 얻은 듯했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 못 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금방 집안에 들어찼고 아내와 딸들은 수시로 코피를 쏟거나 두통을 호소했다. 집안에 있는 모든 금속 제품들은 부식되거나 시커멓게 변했다. 견디다 못한 모건씨 가족은 새집을 버리고 이사를 갔고, 그제야 고통은 끝났다.

모건씨는 악취와 두통의 원인으로 시공에 쓰인 중국산 건축자재를 지목했다. '석고보드'로 불리는 중국산 건식벽체(drywall)가 황 화합물에 오염돼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건씨와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연방법원과 주법원에는 중국산 석고보드와 관련한 소송이 수백건 제기됐다. 소송에 묘사된 피해 내용은 유독성 악취와 반복되는 두통, 호흡 곤란, 주방제품과 전자제품의 변색 등으로 거의 일치한다.

이와 같은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사람은 플로리다주에서만 500명이 넘었고, 300여건의 소송이 제기된 루이지애나주에선 집단소송도 진행 중이다.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중국산 석고보드 수입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곧 악취와 두통을 야기한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택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던 2006 ~2007년 미 건설업체들은 급증하는 주택 신축 수요를 맞추기 위해 중국산 석고보드를 대량 수입했다. 2006년에만 석고보드 700만장이 수입됐다. 허리케인 상륙으로 주택 파손이 심각했던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버지니아 등의 주택 신축현장에서 특히 많이 사용됐다. 실제 피해자들은 이 지역의 신축 주택 거주자들이다.

석고보드 소송을 맡은 대표 변호사 아널드 레빈(Levin)은 "(오염된 중국산 석고보드 사용으로) 가치를 잃고 완전히 새로 지어야 할 집이 6만~10만채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고보드를 모두 제거하고 재시공하는 비용만 1채당 평균 10만~15만달러로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중금속에 오염된 애완동물 사료와 치약·장난감·분유 등 그동안 문제가 된 중국산 제품들은 판매 금지와 제품 회수를 통해 급한 불을 껐지만, 집에 설치된 석고보드는 그럴 수가 없어 피해 확산을 막기 힘들다는 점이라고 8일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누구를 상대로 수사 또는 소송을 진행해야 할지도 막막한 상황이다. 상당수의 석고보드가 제조사 이름 없이 그냥 '중국제(Made in China)'라고만 쓰여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가에선 11월 중국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Obama) 대통령이 중국산 석고보드 문제를 중국측에 공식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를 가장 강력히 요구하는 민주당 빌 넬슨(Nelson)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자체 조사차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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