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는 마피아가 세운 마천루 [Book P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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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09-11-27 10:18 조회5,2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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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조폭 맥마피아
미샤 글레니 지음|이종인 옮김|책으로 보는 세상|560쪽|2만3000원
자본의 세계화가 글로벌 범죄 체인 키워
'양성화' '규제 완화'가 효율적인 마피아 규제법
 
인도 뭄바이 지하세계의 대부 다웃 이브라힘(Dawood Ibrahim)을 이 책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 다웃 이브라힘은 317명이 죽은 2003년 3월 뭄바이 폭탄 테러 사건 관련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고, 이번 11·26 뭄바이 테러 사건에서도 거명된 인도의 1급 도망자다. 무슬림인 다웃은 1984년 두바이로 도망갔다. '하얀 집'이라고 불리는 두바이의 초호화주택에서 런던, 네팔, 파키스탄, 수단에 사무실을 두고 비즈니스 제국을 운영한다.

다웃에게 돈을 안겨준 건 두바이에서 인도로의 금괴 밀수출이다. 인도인은 금붙이라면 사족을 못쓴다. 세계 금 수요 1위다. 인도 정부는 당시 금 수입을 엄격히 통제했고, 금 시세는 국제 시장보다 높았다. 다웃은 잘못된 정책이 만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990년대 다웃은 인도에서만 2억5000만 달러(약 3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고 인도 경찰은 추정한다.
 
현대 두바이의 창건자로 불리는 셰이크 라시드(Rashid·1990년 사망)는 인디라 간디(Gandhi) 총리 당시 인도 정부의 밀수꾼 리스트에 올라있었다고 저자(BBC기자)는 말한다. 라시드는 현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무함마드의 아버지, 다웃 이브라힘의 금괴 밀수를 눈감아주고, 수익을 올렸다. 라시드는 두바이를 드나드는 돈의 주인과 출처를 묻지 않고, 세금도 아주 작게 했다. 두바이의 업자들은 외국에서 온갖 물품을 수입했고, 이란과 인도에 밀수출해 돈을 벌었다.

두바이는 지구촌 최대의 자금 도피처가 됐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과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두바이에게 큰 기회가 됐다. 자국의 불안정한 정정에 겁먹은 이 나라의 사업가들이 두바이로 근거지를 옮겼고,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위기를 먹고 두바이는 계속 성장했다. 1991년 제1차 걸프 전쟁, 2000년 팔레스타인인들의 봉기, 2001년 9·11 테러, 2002년 미국의 아프간 공격과 2003년 2차 이라크 전쟁은 두바이를 살찌웠다. "두바이는 마피아 자금이 세운 마천루"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세계화한 국제 범죄조직의 속살을 보여준다. 위험한 취재인데도, 그는 인사이더들을 만났고, 현장을 들여다보는 데 성공했다. 오늘날 국제범죄조직의 성장은 1980년대 공산권 붕괴와 세계화라는 두 가지의 산물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러시아와 발칸반도에서는 비밀경찰, 정보부대, 국경수비대원이 대량실직하자 마피아가 그대로 흡수했다. 범죄조직이 급성장했다. 저자는 러시아 마피아의 식민지인 이스라엘, 농민들을 세계로 비밀 송출하는 중국의 사두(蛇頭) 네트워크, 일본의 야쿠자, 나이지리아 국제사기꾼, 사이버 범죄의 나라 브라질의 지하 세계를 고루 보여 주고 있다. 마치 맥도날드 체인점처럼 전 세계 어디서나 체인화된 조직범죄 집단을 만날 수 있다며 이를 '맥마피아'로 정의한다.

예컨대 고령화하는 일본 사회는 야쿠자에게도 위기다. 두목은 많고 젊은 단원은 줄어들고 있다. 그 결과는 중국 조폭과의 협력인데, 야쿠자는 삼합회(三合會) 등 중국 조폭에 자신들의 일감을 아웃소싱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양성화' '규제완화'가 범죄 비즈니스를 약화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다웃 이브라함의 금괴 수출은 인도 정부가 금 수입을 완화하면서 설 땅을 잃었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반군은 마약 판매가 불법화되어 있기 때문에 온존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 북한과 국제범죄 비즈니스

가짜 담배, 위조 지폐, 메탐페타민, 핵융합물질…. 북한이 국제범죄조직과 거래하는 물품 목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측근들은 호화 생활의 뒷돈을 대기 위해 북한을 아시아 최대의 그림자·범죄 경제의 축으로 만들었다. 북한은 특히 가짜 담배를 잘 만들며, 나진의 한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한다. 북한의 제약 산업은 일본에 팔기 위해 환각제 '메탐페타민' 제조에 매달리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의 범죄집단은 1990년대 북한과 핵융합물질을 거래했다.

북한이 위조 상품 생산을 확대하면서 중국의 지하 범죄 경제와 더욱 결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예기치 못한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이 평양 정권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커지며, 이는 이 지역을 좀 더 안정되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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