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아이폰, 애플발 혁명 그 다음은...

“우리 신제품을 보러 오세요(come see our latest creation)”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열릴 ‘애플 이벤트’ 초청장에 새겨진 한 마디가 IT업계를 들뜨게 하고 있다. 애플이 자사의 태블릿PC(소형 터치스크린PC)를 이 자리에서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애플은 2001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을 발표했을 때 전세계가 애플에 쏟았던 관심을 다시 한 번 즐기고 있는 모양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태블릿PC를 두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지금껏 선보인 것 중 가장 중요한 제품이 될 것(This will be the most important thing I’ve ever made)”이라는 언급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신들은 애플이 내놓을 태블릿PC가 어떤 모양일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해 갖가지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일단 이름부터 아이슬레이트(iSlate), 아이패드(iPad), 아이태블릿(iTablet) 등으로 다양하게 추정하고 있다. IT 전문지 와이어드는 애플이 아이슬레이트(iSlate.com) 도메인을 선점해 놓았다는 이유로, 아이슬레이트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도했다. 

외형은 확대된 아이팟 터치 모양이 될 것이라고 한다. 10인치(25.4cm) 가량의 크기에, 3D 그래픽을 지원하고, 화면에 가상 키보드를 탑재한다는 것. 

애플의 태블릿은 비디오를 감상하고 음악을 듣고 잡지와 신문을 읽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랗게 보이는 아이팟 터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4인치 정도밖에 안 되는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 화면에서 뉴스 검색, 이메일 확인, PDF 파일까지 억지로 열어 봐야 하는 단점을 없앤다는 것. 애플은 또 태블릿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신문·잡지·출판·방송·음악·게임사업자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 내 무선인터넷 통신사업자와도 제휴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도 오리무중이다. 미국의 온라인 쇼핑사이트 설문조사에서 500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는 “애플의 태블릿PC 가격이 700달러 이상이면 구입할 의사가 없다”고 대답했다. 아이폰과 넷북을 함께 사용하던 애플 매니아들이, 700달러 이상을 더 들여 태블릿PC를 추가로 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물론 소비자들은 애플의 태블릿PC에 바라는 게 적지 않다. 위 조사 응답자의 4분의 3이 ‘배터리를 장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을 했고, 39%의 응답자는 ‘태양 충전’ 기능을 옵션으로 달아달라는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27일 애플이 태블릿PC를 선보이고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하더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증권가도 벌써부터 ‘애플 테마’를 거론하고 나섰다. 음성인식, 전자책, 4세대(4G) 통신주들이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보드 대신 터치나 음성인식으로 PC를 사용하게 될 시대에 걸맞는 주식을 선택하라는 것. 한국경제연구원은 “애플이 새로 내놓을 태블릿PC가 기존 신문 및 잡지 등 미디어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신문지면도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보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