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北), 욕할건 욕하고 받을건 받겠다?

우리측 "선제타격" 발언에 "6·25 되풀이 될지도" 협박
對南협력기관은 전화해서 "밀가루 달라, 쌀 달라"

북한군 총참모부는 24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최근 김태영 국방장관의 '북한 핵 공격시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 "우리(북)에 대한 노골적인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며, "단호한 군사적 행동으로 지휘의 중심을 비롯한 중요 대상물들을 송두리채(째) 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또 "(남한) 국방장관의 선제타격 폭언으로 지금 조선반도에는 언제 6·25의 참변이 되풀이될지 모를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북한의 대남 협력기관들은 최근 우리측 NGO(비정부기구)들에게 앞다퉈 손을 벌리고 있다.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는 작년 12월 우리측 '월드비전'에 "밀가루 300t과 쌀 200t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예전에는 우리가 줄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단둥 사무소를 통해 수차례 전화를 걸어와 "평양에서 계속 연락이 온다"며 지원을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연초부터 대북 지원 NGO들의 방북 허가서를 적극적으로 내주는 것도 이례적"이라며, "종전에는김정일 생일(2월16일)이 지나야 허가를 내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협박'과 '대화' 메시지를 동시에 보내는 것과 관련, 안보부서 당국자는 "받아칠 건 받아치고, 받아낼 건 받아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 같다"고 했다. 우리의 급변사태 대비책이나 선제타격 발언처럼 김정일 체제 안전을 건드리면 가만히 있지 않겠지만, 신년 사설에서 밝힌대로 "인민생활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남북관계를 적극 풀어갈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개성공단 임금 인상을 위한 실무회담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북측이 먼저 제안한 것도 이런 '강·온 전술'의 연장선이란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 급서(急逝)를 거론한 급변사태 대비책 때는 국방위가 '청와대를 날려버리겠다'고 대응했고, 국방장관의 선제공격 발언에는 총참모부가 '(군) 지휘의 중심을 들어낼 것'이라고 받아쳤다"며 "이제 북한의 협박도 패턴이 읽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