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118명과 멜로연기' 신성일 "인간본성의 압축은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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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0-06-19 12:22 조회2,1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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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청춘스타로 스크린을 주름잡았던 미남 배우 신성일(申星一·73). 그는 최근 <나는 별일 없이 산다>는 TV 드라마에서 32년 연하의 탤런트 하희라와 연인 연기를 했다. 드라마 출연은 17년만이라고 한다. 월간조선 7월호가 경북 영천에 한옥을 짓고 사는 신성일을 찾아가 만났다.

“촬영 시스템이 예전과 달라 사흘 정도는 적응하는데 힘들었습니다. 이정란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 대사도 한마디 한마디가 문학적이고 품격이 있어서 ‘제대로 전달이 안되면 어떻게 하나’ 긴장했죠.”

영화진흥공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그가 출연한 영화는 총 506편에 이르고, 118명의 여자 주인공과 멜로 연기를 펼쳤다. 그중 한 명이 지금의 부인 엄앵란씨다. 세상이 다 아는 로맨티스트(그는 ‘바람둥이’보다 이 표현이 스마트해서 좋다고 했다)였던 만큼 엄앵란씨 외에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여배우가 있었을 듯 싶지만 “연예계 후배들을 넘겨다 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동료 배우와 연애를 하면 후배들에게 떳떳하지 않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고 했다. 일 때문이 아니라면 밤 10시 이후의 자리는 되도록 피하자는 원칙도 세웠다. 밤 10시 이후는 대체로 정상이 아닌 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주변에 나를 따르는 여성은 많았지만 접촉한 경우는 드물었다”고 했다. “가는 곳마다 ‘엄 여사’(부인 엄앵란씨를 지칭)의 친구와 동생들이 지뢰밭처럼 포진해 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았거든요.” 

젊은 시절 그의 연애담은 부인 엄앵란씨의 폭로(?)로 세간에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밤늦게 촬영이 끝나면 무조건 애인 집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그 당시는 통금이 있던 시절인데, 밤늦게까지 촬영하는 우리에게는 통행증이 있었어요. 촬영이 좀 일찍 끝나면 집으로 가지 않고 바로 애인에게 달려가곤 했습니다. 통금이 있는 한밤중이니 엄 여사도 잡으러 오지 못했지요.”

1970년대에는 당대 최고의 배우들과 어울려 요정집 출입도 잦았다. 그는 “신영균, 윤일봉, 남궁원 선배와 형제처럼 지냈다”며 “당시 우리가 요정에 뜨면 요정 주인이 문을 닫고 다른 손님을 일절 받지 않은 채 우리와 밤새도록 놀았다”고 말했다. 

“서울은 장충동 공원 옆에 있던 권마담이, 부산은 동래별장이, 대구는 춘앵각이 우리의 단골집이었어요. 70년대 초반에는 이런 비밀요정들이 많았는데, 그 후 룸살롱에 밀려 사라졌지요. 룸살롱에는 정치인들이 많이 와서 (나는) 가지 않았습니다.”

기자가 “요정에 가면 아가씨들이 모두 신 선생님 주위로만 몰려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자, 그는 “그거야 항상 돈을 내가 내니까 나한테 몰린 거죠. 다른 이유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막내지만 내가 성질이 제일 급하고 주머니 사정이 좋으니까 계산하곤 했다”며 “그 분들은 마누라 눈치 보느라 내가 리드하지 않으면 그런 요정에도 못 갔다”고 했다.

대구 태생의 그는 대구 지역의 전통 부촌인 인교동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과 수영으로 체력을 단련했고, 중학교 때는 평행봉으로 근육질 몸매를 다졌다. 그 덕에 배우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1958년 영화 제작자에 의해 캐스팅돼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건장한 체격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있다. 그가 지역 광고물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의정부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의 일이다.

"(교도소) 안에 스무 평 정도 되는 대중탕이 하나 있어요. 어느 날 그곳에 갔더니 등짝에 온갖 문신을 한 사내들이 진을 치고 있더군요. 다른 (수감 중인) 정치인들은 기가 죽었는데, 저는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죠. 그런 나를 이놈들이 위 아래로 훑어 보더니 갑자기 '아이고, 형님'하고 고개를 숙이더군요. 문신 하나 없이도 내 몸이 그놈들보다 훨씬 위협적이었던 거죠."

조폭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교도소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거나 운동을 할 때면 그에게 90도 각도로 깍듯이 인사를 하곤 했다고 한다. 그는 "축구를 할 때면 조폭들은 문신 때문에 옷을 입고 뛰었지만 나는 당당하게 웃통을 벗고 뛰었다"고 말했다.

신성일은 인터뷰 말미에 섹스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설명했다. “최근에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재미있게 봤다”며 그는 이런 얘기를 했다. 

“오랜만에 참 좋은 작품을 봤습니다. 근데 저로서는 한 가지 아쉬운게 있더군요. 영화에서 시에 눈을 떠 가는 주인공 양미자(윤정희 분)가 성폭행범이 된 손자의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반신불수 노인(김희라 분)에게 몸을 허락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습니까. 이 감독은 아름다움과 추함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간을 그린 것 같은데, 여기서 시의 개념과 섹스를 연결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제가 만약 감독이었다면 오래도록 혼자 살아온 여인이 원치 않았던 섹스였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깨어나는 것에 대해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으로 그렸을 것 같아요. 그러면 이야기가 한층 풍부해지지 않았을까요. 저는 언어를 압축한 것이 시라면 인간의 본성을 압축한 것은 섹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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