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프랑스 망명설 묻자 “제가 왜 가요?”

페이지 정보

관리자 작성일10-06-06 15:31 조회2,065회 댓글0건

본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4일 오전 마카오 시내 알티라 호텔 10층의 식당 앞에서 기자와 만난 뒤 승강기에 타고있다.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하던 정남은 헤어질 땐 활짝 웃는 얼굴로 손을 들어 기자에게 인사했다.

두 달 추적 끝 마카오서 … “천안함 난 몰라, 아버님 건강 좋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 김정남(39)이 프랑스 망명을 준비 중이며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소식통은 최근 “김 위원장을 치료했고 정남도 치료했던 프랑스 국적 의사와 경제인 등 두 명을 통해 프랑스 관계기관과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도 “에펠탑을 보고 싶다”는 말을 현지의 지인에게 한 것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망명 이유는 이복동생 김정은의 끊임없는 위협 때문이다.

망명설을 확인하기 위해 김정남의 행적 수소문에 나선 것은 두 달 전. 그러나 그의 동선이 워낙 은밀해 추적이 쉽지 않았다. 현지 교민에 따르면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 이후 북한 관계자들이 모두 인근의 중국 지역으로 이동했고 더불어 1년 전쯤부터 정남의 움직임이 교포 사회에서 거의 포착되지 않았다.

첩보전에 가까운 과정을 거쳐 4일 오전 10시30분 마카오 알티라 호텔에서 정남을 만났다. 그는 망명설에 대해 “그럴 계획 없다”며 부인했다.

그를 만난 곳은 코타이 소재 38층 규모 호텔 10층의 오로라 양식당 안쪽.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남녀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남성이 입구로 들어서는 기자를 봤다. 그러더니 앞의 여성에게 뭔가 말한다. 흰색 블라우스에 푸른색 카디건, 바지 차림의 1m70㎝쯤 되는 20대 여성이 일어서더니 훌쩍 나갔다. 남아 있는 남성. 면도하지 않은 텁수룩한 얼굴이지만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김정남이었다. 그는 빠져 나가려 했지만 엘리베이터 앞의 취재팀에 막혔다. 그래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기자시죠?”라고 물어왔다. 취재진이 “사진 몇 장 찍겠다”고 하자 그러라며 시원시원하게 나왔다.

htm_2010060702290120002010-002.JPG
중앙SUNDAY 6월 6일자 1면.
서울에서 온 중앙일보의 일요신문 중앙SUNDAY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 남쪽 기자는 처음 만납니다. 지금까지 일본 기자는 좀 만났지만…”이라고 했다. 인사말을 한 뒤 막 바로 준비한 질문을 던졌다. 

-아우님(김정일 위원장의 3남이자 후계자인 김정은)이 김옥 여사의 아드님이라고 말하셨다는 얘기를 마카오에서 들었습니다.

“(얼굴이 딱딱해졌다) 뭔 얘기인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김정은(28)은 위원장의 두 번째 부인 고영희(사망)의 아들로 알려져 있었다. ‘김옥 여사’는 ‘김정일의 세 번째 여성으로 권력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마카오의 지인들은 김정남이 ‘김정은이 고영희의 아들이 아니라 김옥의 아들’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전해 줬다. 서울의 고위 정보 소식통도 “이런 사실은 북쪽 지도부에서도 제한된 사람들만 안다”며 “이게 널리 알려지면 김정은이 김씨 가문의 혈통을 정통으로 계승하지 못한 인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계 구도가 뒤틀릴 수 있는 왕가 혈통의 비밀인 셈이다.

이어 ‘프랑스 망명설’로 옮겼다.

-유럽으로 가실 거란 얘기가 들리던데요.

“무슨 의미죠? 제가 왜 유럽 쪽으로 가죠?” “아이고…. 전혀. 유럽 쪽으로 갈 계획이 없습니다. 유럽 쪽으로 제가 왜 가요. 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호텔에 한국 여성과 함께 들어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예?”라며 놀라는 듯하다. 이 여성은 마카오 카지노에서 딜러를 했고 이름은 신디며 현재 서울에서 산다고 한다.

대화를 다시 망명으로 틀었다.

-프랑스로 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프랑스는 제가 아시다시피 과거 여행을 했지 않습니까. 프랑스로 갈 이유가 없죠.”

-오전에 아드님을 만났습니다(그의 아들, 즉 김 위원장의 손자 15세 한솔군을 이날 등굣길에서 만났다 ).

“가족 프라이버시는 지켜주시죠.”

엘리베이터를 타는 그를 막으며 물었다.

-아버님의 건강은 어떠세요.

“좋으십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 .

“천안함? 나는 모릅니다. 그만하시죠.” 10분 인터뷰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호텔 직원이 취재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김정남 찾기를 위해 1차로 중앙일보의 토요섹션인 ‘사람섹션 J’(5월 8일자)의 박현영 기자가 먼저 마카오를 훑었다. 얼마 뒤 기자의 마카오 지인들은 “김정남이 곧 중국에서 돌아온다”고 했다. 첩보에 따라 3일 마카오 국제공항에서 종일 대기했지만 허탕. 낙담하고 있는데 4일 오후 현지 여행사 사장이 한마디 전해 줬다. “알티라호텔에 한국 여자와 있는 걸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호텔은 고객 프라이버시를 최대로 존중하게 설계돼 쉽지 않았다. 보통 1층 로비에서 내왕자를 찾는데 이 호텔엔 특이하게 38층에 로비가 있다. 그것도 지름 20m 정도의 좁은 공간. 빠져나가는 길도 너무 많았다. 다시 낙담. 순간 ‘늦은 아침을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10층 식당. 마침내 거기 있었다. 일본 언론만 해냈고 한국 언론은 한 번도 못했던 ‘김정남 찾기’가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홍콩·마카오=안성규 기자 (중앙SUNDAY 외교·안보 에디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Korea in US Articles 목록

Total 1,152건 48 페이지
Korea in US Articles 목록
  • 이 한국인이 없었다면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없었다  
  • 관리자   2010-07-04 17:38:36   482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1992년 사망한 故 강대원 박사1960년 개발한 모스펫반도체가 소형 컴퓨터 제작의 기반 돼플래시메모리의 기초도 만들어… 美선 에디슨급, 한국에선 홀대 애플이 휴대용 소형 컴퓨터인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출시한 지 80일 만에 300만대 판매를 기…
  • '차이완 (Chiwan = China + Taiwan)' 탄생… 한국 수출전선 타격  
  • 관리자   2010-06-29 17:23:13   3623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 중국과 대만이 29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정식 서명했다. 이날 협상장인 충칭(重慶)시 소피텔 호텔에서 중국측 대표인 천윈린(陳雲林) 해협양안관계협회 회장(오른쪽)과 대만측 장빙쿤(江丙坤) 대만해협교류기금회 이사장이 서명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
  • 허정무 감독의 눈물  
  • 관리자   2010-06-27 14:17:17   201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히딩크 감독의 자서전 '마이웨이'의 고스트라이터(대필작가)로 참여했던 일이 있다. 한 달 정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머물며 만난 그곳 축구인들은 1980년대 에인트호번에서 활약하던 한…
  •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하는 세계의 억만장자 상속녀들  
  • 관리자   2010-06-27 14:15:45   503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반카 트럼프, 딜런 로렌, 안드레아 소로스, 엠마 블룸버그, 제니퍼 우, 로시니 나다르 /포브스 화면캡쳐     억만장자의 딸로 태어난다는 것은 축복일까, 독(毒)일까. 호텔체인 힐튼가(家)의 상속녀인 …
  • '캡틴 박' 박지성, 다음 월드컵에서는 못 보나?  
  • 관리자   2010-06-26 12:00:12   2120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한국 축구 대표팀의 ‘유쾌한 도전’이 멈췄다. 대표팀 주장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02년 4강 신화’ 재현의 꿈도 일단 멈추게 됐다. 박지성은 월드컵 시작 전 언론 인터뷰에서 “2011년 아시안컵 우승이 선수로서 마지막 목표”라고 …
  • "사무라이 원조는 고구려인" 日 네티즌 격분  
  • 관리자   2010-06-21 09:47:59   483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한국 언론의 역사 왜곡에 대해 일본 네티즌이 격분하고 있다고 중국 공산당의 국제뉴스 전문지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판이 지난 19일 보도했다.환구시보 인터넷판 환구웹에 따르면 KBS 1TV는 지난 12일 방송된 역사 스페셜 '무사시노의 개척자'에서 …
  • 칸에서 돌아온 영화 ‘시’의 주인공 윤정희씨  
  • 관리자   2010-06-19 12:20:39   344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난 아직 청춘… 원로배우 아닌 그냥 배우로 불러주세요”칸이 반한 한복, 70만원 주고 직접 맞춘 것   그날 칸의 레드카펫에서는 연분홍 치마가 ‘시’를 타고 휘날렸다.영화 ‘시’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윤정희씨. 66세의 배우 윤정…
  • 차범근의 ‘남아공 편지’  
  • 관리자   2010-06-18 16:30:28   195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17일(한국시간) 열린 한국-아르헨티나전에서 허정무 감독(오른쪽)과 마라도나 감독이 팔짱을 낀 비슷한 포즈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두 감독은 벤치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팽팽한 기싸움을 했다.  “전쟁 중 장수가 힘 잃으면 아무것도 못 해 … 우리 …
  • 인슐린 주사, 2년 뒤면 매일 안맞아도 된다  
  • 관리자   2010-06-16 11:03:05   4908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 당뇨병 환자가 간호사에게 인슐린 주사를 맞는 방법을 교육받고 있다. 기존의 인슐린 주사는 매일 맞아야 하지만 최근 한 달이나 1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는 약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획기적 당뇨병 신약들 임상시험 마치고 곧 출시일주일 1회 주사로 OK…
  • [박두식 칼럼] 북·중·러는 우리의 약점을 읽고 있다  
  • 관리자   2010-06-15 19:39:59   451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천안함 사태를 통해 북에 대해 '단호하게'와 '단호하지 않게' 사이를오락가락하는 한국의 약점이 또 한 번 드러났다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다 1차 북한 핵위기가 한창이던 1993년 말의 일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당시…
  • 이승철, “허정무 형 마음고생 떠올라 눈물 왈칵”  
  • 관리자   2010-06-13 15:20:11   188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이승철은 12일 밤 그리스전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과 친분이 두터운 그는 "경기내내 허정무 형 얼굴이 떠올라 숨을 죽이며 봤다. 2대0으로 통쾌하게 이겨 너무 기쁘고 눈물이 난다. 허 감독의 마음 고생을 누구보다…
  • 히딩크 `한국, 공간 활용 잘 못했다` 쓴소리  
  • 관리자   2010-06-13 15:16:51   197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박지성 골은 아름다웠다` 칭찬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과 그리스전 관전평에서 "한국팀이 공간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그는 박지성 선수의 골에 대해서는 "아름다웠다"고 칭찬했다.'골닷컴 네델란드'에 따르…
  • 뉴욕타임스 독자들이 기사 읽다가 몰라서 많이 찾았던 단어는?  
  • 관리자   2010-06-09 11:38:59   492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미국인들에게 “너는 너무 고지식해”라는 말을 “You`re too jejune”이라고 말해본다면? 그 미국인은 십중팔구 ‘jejune’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물어볼 것이다. 어느 정도 지식을 갖췄다는 한국인이라고 해도 모든 한국어 단어 뜻을 아는 것이 아니듯이, 미…
  • '대마도는 조선땅' 증언 담은 조선승려 표류기  
  • 관리자   2010-06-09 11:32:30   207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현정스님의 ’일본표해록’ 처음 번역, 출간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이 10일 간행할 예정인 ’일본표해록’은 대마도가 조선 땅이라는 증언을 담은 몇 안 되는 책 가운데 하나다.전남 화순에 있는 쌍봉사의 화원승(畵員僧)이었던 풍계(楓溪) 현정(賢正)스님이 쓴 이 책은 제목에…
  • 서인영, 바나나 "살 정말 잘 빠져요" 방법은‥  
  • 관리자   2010-06-07 18:35:33   202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여 두 달 만에 6kg 감량에 성공했어요” 전 쥬얼리 멤버인 가수 서인영(27)이 최근 한층 더 날씬해진 몸매로 컴백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인영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바나나를 들고 찍은 사진과 함께 “달콤하고 몸매 관리에…
  • '아쇼카 재단' 창업자 빌 드레이튼  
  • 관리자   2010-06-07 18:34:41   5935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 빌 드레이튼의 방은 전 세계 사회적 기업가들이 보내 온 선물과 사진으로 가득한 '사회적 기업 박물관'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비폭력과 대화를 통해 세계를 혁신했던 간디와 넓은 영토를 정복한 후 인간의 자유에 대해 고민했던 인도 아쇼카 황제를 존 경하는 인…
  • 김정남, 프랑스 망명설 묻자 “제가 왜 가요?”  
  • 관리자   2010-06-06 15:31:04   206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4일 오전 마카오 시내 알티라 호텔 10층의 식당 앞에서 기자와 만난 뒤 승강기에 타고있다.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하던 정남은 헤어질 땐 활짝 웃는 얼굴로 손을 들어 기자에게 인사했다. 두 달 추적 끝 마카오서 … “천안함 …
  • 아수스, 'Eee패드' 등 컴퓨텍스 2010 통해 신제품 공개  
  • 관리자   2010-06-06 15:23:56   197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아수스는 6월 1일부터 5일까지 대만에서 진행되는 세계 3대 IT 전시회인 '컴퓨텍스'에서 태블릿 PC인 'Eee패드'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아수스 Eee 태블릿은 디지털 노트 테이킹 기기 중 하나로 2450 dpi의 해상도의 터치 스크린과 카메라가 탑재됐…
게시물 검색
2024년 11월 우수회원 순위 (1위~10위)
순위 닉네임 11월 적립
포인트
총 적립
포인트
korea99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0 48,800
글쓰기, 댓글달기, 코멘트,
로그인만 하셔도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지금 투자하세요!
광고를 이용해 주시면 싸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Poll
결과

New 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