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빚과 눈물뿐…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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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09-09-09 07:28 조회4,0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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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서부의 가난한 산악마을‘엘 로사리오’에서 윌리언 토흐(왼쪽)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 고, 옆에서 그의 어머니가 옷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PBS 방송

전재산 들여 美 밀입국…
과테말라人 수만명 단속에 걸려 강제 송환

과테말라 서부 산악지대에 있는 '엘 로사리오' 마을에 윌리언 토흐(Toj·30)가 도착하자, 마을 친지들은 슬픈 표정으로 그를 맞았다. 네 아이의 아버지인 토흐의 얼굴엔 세상이 무너진 듯한 절망감이 흘렀다. 그의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의 가족이 품었던 삶에 대한 희망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미국의 공영 PBS방송은 최근 미국의 불법이민 단속으로 곤경에 빠진 과테말라의 두 마을 이야기를 소개했다. 작년에 토흐는 어머니의 오른쪽 어깨에 큰 종양이 자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어떠한 산업 시설도 없는 이 마을에서 수술비를 마련할 길은 없었다. 이곳 사람들이 산에서 땔나무를 하거나 밭을 경작해 하루에 벌 수 있는 돈은 고작 6달러(약 7400원). 이 마을 사람들의 꿈은 오직 한 가지다.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으로 가서 돈을 버는 것이다. 토흐도 부모의 집을 담보로 마련한 7000달러(약 860만원)를 브로커에게 주고 미국에 밀입국했다.

작년 5월 12일은 토흐가 미국 아이오와주(州) '포스트빌' 마을의 한 정육포장 공장에 처음 출근하는 날이었다. 시간당 7달러였다. 이 공장엔 불법이민자 400여명이 일하고 있었고, 절반가량은 토흐의 고향인 엘 로사리오와 이웃마을 '산 호세 칼데라스' 출신이었다. 다들 비슷한 처지였다. 로시타(Rosita)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빚을 내 미국에 왔고, 베로니카(Veronica·32)에겐 네 아이가 딸렸다. 이들은 임금의 대부분을 고향으로 보낸다.

토흐가 일을 시작한 지 15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고 쇠사슬로 된 족쇄를 든 밀입국자 단속반과 경찰이 들이닥쳤다. 포스트빌 마을의 미국인 주민들은 불법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뺏긴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지역 당국은 이 공장을 급습했다. 불법이민자 400여명이 일제히 검거된 이 단속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속 중 하나였다.

이 단속은 과테말라의 두 마을 엘 로사리오와 산 호세 칼데라스에 큰 재앙이었다. 이 마을 출신 불법이민자들이 일하는 포스트빌의 공장에 단속반이 뜬 지 20분도 안 돼 이 사실이 마을에도 전해졌고, 마을 사람들도 포스트빌의 불법이민자만큼이나 울었다고 한다.

단속된 사람들은 5개월 형을 받고 감옥에 수감됐고, 아이가 있는 여성은 전자발찌가 채워져 가택 연금됐다. 정해진 형량을 채운 이들은 고국으로 쫓겨났다. 과테말라 공항엔 이렇게 빚만 잔뜩 짊어진 채 송환되는 사람들이 지난 한 해에만 2만8000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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