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왜 신생재단 2곳에 774억을 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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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6-09-23 10:32 조회2,2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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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전경련이 모금 주도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동시에 그 많은 돈을 자발적으로 냈겠냐는게 핵심의혹

두 재단 설립신청 하루만에 허가
野선 "권력이 개입된게 아니냐"
창립총회 회의록도 상당부분 허위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최근 잇따라 제기되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야당은 두 재단이 대기업을 상대로 돈을 모으는 과정에 청와대나 비선(秘線) 실세가 개입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는 입장이다.

수백억원대 대기업 기부금 모금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스포츠재단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이 22일 굳게 닫혀 있다.수백억원대 대기업 기부금 모금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스포츠재단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이 22일 굳게 닫혀 있다. /이태경 기자
미르·K스포츠재단?

미르재단은 2015년 10월 설립됐다. 설립 당시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한류(韓流)를 넘어 음식·의류·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분야의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지난 6월 박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한·프랑스 융합요리 시식 행사에 참여, 프랑스 국립 요리학교인 페랑디와 함께 시식회를 주관하기도 했다. K스포츠재단은 올 1월 설립됐다. "대한민국 스포츠를 전 세계에 알려 위상을 드높이고 창조문화와 창조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스포츠문화 토대 마련"이 설립 목표다. K스포츠는 지난 5월 2일 박 대통령 이란 순방 때 태권도 시범단 공연을 주최했었다.

많은 돈 모금 등 설립 과정 논란

주요 기업의 미르·K스포츠 기부 액수
야당은 두 재단의 설립 과정에서부터 의문을 제기한다. 미르재단은 2015년 10월 26일 문화체육관광부에 허가 신청서를 낸 다음 날 허가증이 나왔다. K스포츠도 올 1월 12일 설립 신청을 했는데 하루 만에 허가가 났다. 이 때문에 야당 등에선 '권력'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황교안 국무총리는 22일 국회에서 "(다른 재단도) 하루 만에 허가가 나온 경우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두 재단 모두 대기업으로부터 짧은 기간에 많은 돈을 모은 것에 대한 의혹도 크다. 미르는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486억원을 모았다.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들이 출연금을 냈다. K스포츠는 올 8월 말 기준으로 288억원을 모았다. 역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참여했다. 이 모금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도했다는 게 여권(與圈)과 전경련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과 언론에선 "대기업들이 동시에 그 많은 돈을 자발적으로 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해당 대기업들은 이미 전경련에 돈을 내 사회협력기금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도 생소한 신생 재단들에 많은 돈을 단기간에 출연했다"고 했다. 재단 설립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모금 과정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야당 등에선 제기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당사자인 안 수석은 "내가 재단 모금에 관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혹만 있지 팩트(사실)는 없다"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근거 제시 없이 의혹을 부풀리는 전형적인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허위 문서로 재단 설립' 의혹

권력과의 관계를 빼고 재단 자체로만 보자면 설립 과정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굴지의 대기업들이 거액을 내고 만든 재단치고는 두 재단에 참여한 인사들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미르재단은 전체 7명 이사 가운데 절반인 4명이 1년을 못 채우고 교체됐고, K스포츠는 설립 7개월여 만에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 5명 중 3명이 사임했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강남의 한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이 맡고 있다.

또 두 재단이 설립 허가를 신청하면서 제출한 서류인 창립총회 회의록과 정관의 내용은 상당 부분이 허위로 작성돼서 제출됐다. 거금을 모아놓고 이렇다 할 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허위 서류로 허가 신청을 했는데도 신속하게 허가가 나온 것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박 대통령 퇴임 이후를 염두에 두고 설립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특별감찰관실에서 내사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총리는 이날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안종범 수석) 내사 보고를 받았나'라는 송영길 더민주 의원의 질문에 "내사를 했다는 말은 들었다. 수사 단계는 아니었고, 수사를 하려면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어야 했는데 그런 보고는 없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총리실은 이후 해명 자료를 내고 "이는 '언론에서 내사했다고 보도된 것을 들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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