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한자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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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09-10-06 12:02 조회2,6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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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학·성균관대 사범대 학장
이명학·성균관대 사범대 학장
 
 
얼마 전 18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한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다. 그 결과에 따르면, 161명 응답자 중 145명의 의원이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어휘력 신장을 위해' 혹은 '동아시아 각 나라 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 등 우리 언어생활과 지정학적 관점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하였다. 이에 반해 몇몇 의원들은 한자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며 '한자(漢字)를 모르더라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혹은 '학습 부담을 주기 때문에' 등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건국 이래 한자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은 수없이 반복되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논쟁거리가 바로 '한자를 모르더라도 생활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한자 한 글자 모르더라도 생활하는 데 전혀 불편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말에서 한자어(漢字語)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정확한 언어생활을 위해 또는 보다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한자 학습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말은 특성상 'ㅔ' 'ㅖ' 'ㅐ'의 구별이 쉽지 않다. '게시(揭示)'와 '계시(啓示)' '개시(開始)'를 읽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ㅚ' 'ㅙ' 'ㅞ'는 더욱 그러하다. '괴도(怪盜)' '괘도(掛圖)' '궤도(軌道)'가 그 예이다. 이처럼 말하는 사람조차 정확하게 발음을 하지 않다 보니 듣는 사람이 한자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자기가 들은 대로 쓸 수밖에 없게 된다. 주위에서 흔히 보는 맞춤법이 틀린 대다수의 낱말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그리고 한자 학습은 결코 학습 부담을 주지 않는다. 처음 배울 때는 복잡한 글자 구조 때문에 고생을 하겠지만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오히려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초등학교 때 배운 '유인원'의 뜻을 물어보면 대다수 사람은 머리를 긁적이며 그 뜻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한자어로 익힌 사람은 바로 대답을 할 수 있다. '類(유): 비슷하다' / '人(인): 사람' / '猿(원): 원숭이' 즉 사람과 비슷한 원숭이로, 인간과 가장 비슷하게 생긴 원숭이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의 학습을 통해 다른 교과의 한자어 개념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세종대왕이 만드신 한글의 우수성과 편리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오랜 세월 한자문화권에서 생활하면서 어쩔 수 없이 우리말 어휘 중 상당수가 한자로 형성되었다. 이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라도 늦은 감은 있으나 정확한 언어생활과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말과 글을 더 정확하게 말하고 쓰고 가꾸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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