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공화당은 트럼프당…자살하고 있다"…"공화당, 트럼프 전염병으로 사망" 분석도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공화당의 정체성 혼돈을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정면 배치되는 발언으로 당 지도부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던 트럼프가 결국 공화당을 대표하는 대선 후보가 된 아이러니한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 시각) 사설을 통해 “이제 공화당은 트럼프의 당”이라고 규정하며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를 간판으로 내세운 채 링컨의 정당이라고 포장해야 하는 상상도 못 했던 상황에 봉착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윤리공공정책센터’의 선거 전략가 헨리 올슨은 “트럼프의 승리와 함께 160년 전통의 정당인 공화당이 자살하는 것을 보고 있다”는 말로 공화당이 처한 현 상황을 표현하기도 했다.

NYT는 이러한 상황을 자처한 것은 공화당 자신이라며, 공화당 지도자들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 외엔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경기침체로 집, 일자리, 예금을 잃은 중산층, 전쟁으로 사지를 잃은 용사들을 돕겠다고 외쳤으나 모두 빈말에 그쳤다는 것이다.

일간 USA투데이도 사설을 통해 “트럼프가 공화당에 해롭다는 말은 두말하면 잔소리”라며 “상·하원의 다수 의석, 주지사 34명 보유에 빛나는 공화당이 트럼프 한 명 때문에 벼랑에 몰렸다”고 진단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5일 자 신문 1면에 관 속에 들어간 코끼리(공화당을 상징하는 동물)를 그려두고 “한때 위대했던 정당이었지만 트럼프 전염병으로 사망한 공화당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는 설명을 달았다.

보수진영에서는 트럼프를 배제하기 위해 제3당이나 제3의 대선후보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조지 H.W. 부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국방장관, 국무장관을 지낸 엘리엇 코언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기질, 가치관, 정책 선호도를 볼 때 완전히 부적합한 후보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다”며 “제3의 후보나 제3당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기존에 축적된 정치적 지혜를 모두 파괴한다면 이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