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은 척도 않던 '시급 15달러'가 이젠 현실이 된다

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16-04-04 11:55 조회4,497회 댓글0건

본문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코웃음을 쳤다. 동료들조차 불가능한 얘기라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뉴욕 맥도날드의 한 매장에서 시급 8달러를 받고 일하던 앨터리크 홀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변을 설득했다.

"이제 변해야 한다"는 그들의 메시지가 조금씩 공감을 얻기 시작했고, 드디어 2012년 11월 '시급 15달러 쟁취'를 위한 서막이 올랐다. 200여 명의 패스트푸드 종사자들이 뉴욕의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이다.

그때만 해도 단 1달러 인상조차 불가하다는 패스트푸드 업체를 향해 '임금을 두 배로 인상하라'는 그들의 외침은 공허해 보였다.

그러나 3년 반이 지난 지금, 남들이 터무니없다고 말하던 그들의 요구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minimum wage cal

버거킹 시급 근로자인 홀리 다이어스가 캘리포니아 최저시급 15달러 인상 합의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왼쪽은 제리 브라운 주지사

지난주 초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오는 2022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는 안을 주의회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오는 2018 년까지 뉴욕시 전역에, 교외 지역은 2021년까지 시급 15달러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의회와 합의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영향력이 큰 두 주의 이런 결정은 곧바로 다른 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뉴저지와 콜로라도, 메인, 워싱턴주 등이 시간당 최저임금 15불 인상안을 활발히 논의 중이다.

minimum wage

성과가 가시화하자 3년 여전 이 운동을 처음 시작한 이들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 브루클린의 한 KFC 매장 종업원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급 7.25달러를 받으며 1주일에 80시간을 온종일 끓는 기름과 달궈진 그릴 속에서 일했지만 내 가족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면서 "뭔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11월 첫 집회에 참석하면서 징계나 해고의 두려움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과 함께 '우리는 7.25달러로는 살 수 없다'고 외치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졌다며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처음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맥도날드, 버거킹, 웬디스, KFC 등 패스트푸드 종사자들로 시작된 '시급 15달러 쟁취 투쟁'은 이제 언론에서 '파이트 포 15(Fight for 15)'로 명명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네이션와이드 보험, 페이스북과 피츠버그의 최대 병원 체인 종업원들도 최저임금 15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15달러 운동'을 지원하는 서비스업종사자 국제연대의 메리 헨리 회장은 "15달러 운동은 요구(demand)를 기준(standard)으로 바꿔놓았다"면서 "이제 우리의 싸움은 얼마나 빨리 이것을 얻어낼 것이냐의 문제만 남겨놨다"고 말했다.

default

2013년 뉴욕 맥도널드 시위(위키피디아 제공)

뉴욕타임스(NYT)는 3일 '조롱이 어떻게 현실이 됐는가'라는 분석 기사에서 "전통적인 노조 운동이 퇴조하는 시점에 '15달러 운동'의 성과는 매우 놀랍다"며 "한 도시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의 150개 주요 도시를 휩쓸고 있고 대학생과 도심 근로자, 건물 경비원들과 보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지를 끌어내면서 수십 년래 미국 최대의 노동 운동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비노조 교사들이 교원노조의 '노조비 강제징수'에 반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대법원이 4대4 동수 판결을 내려 노조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함으로써 간신히 미국 공공노조의 숨통을 살려놓긴 했지만, 미국 노동운동은 이미 한물간 지 오래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민간분야의 노조 가입률은 6.7%에 불과하고, 인디애나, 미시간, 웨스트버지니아 등의 주에서는 2011년 이후 반노조 관련법까지 제정했다.

그러나 조지타운대 역사학과의 마이클 카진 교수는 NYT에 "여전히 친노동자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평등이 오늘날 최대의 이슈이며, 15달러 운동은 1960년대 초반 시민권 운동과 같은 피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영상 

 

특히 대선을 목전에 둔 정치인들은 이 문제에 관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입장을 말해야 하는 처지다. 5천만 명 이상의 미국 근로자들이 15달러 미만의 시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의 가치관 조사를 주로 하는 공공종교연구소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59%의 미국인, 특히 민주당원의 84%와 무당파층 58%가 '15달러 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원은 32%만이 지지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는 최저임금이 15달러는 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화당의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지금도 임금이 너무 높다고 일축하고 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은 각 주와 시의 상황에 따라 15달러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최저임금이 12달러는 돼야 한다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15달러 운동'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당장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은 가뜩이나 온라인 쇼핑 경쟁자들로 인해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데 종업원들의 시급을 두 배가량 올릴 경우 견뎌낼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의 데이비드 뉴머크 교수는 "시급 15달러가 현실화되면 최소한 5∼10%의 고용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간 대신 자동화로의 변화가 더 촉진될 것이며 각종 상품의 가격 인상을 유발할 것이라는 비판론도 있다.

반면, 마이클 라이시 버클리대 교수는 일부 가격 인상이나 자동화 진전 등은 예상할 수 있겠지만, 고용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향상하면서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Korea in US Articles 목록

Total 1,152건 1 페이지
Korea in US Articles 목록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전문  
  • 최고관리자   2018-04-27 17:17:27   2635회     추천    비추천
  •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공동 성명 발표를 하고 있다.     © KTV 캡처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 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
  • [판문점 선언] 美ABC "얄타회담·오슬로협정에 비견될만"  
  • 최고관리자   2018-04-27 17:15:10   6720회     추천    비추천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얄타회담, 파리평화조약, 캠프데이비드협약, 오슬로협정에 비견될 만한 역사적 만남이다."미국 A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을 골자로 한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두 정상의…
  • 미 보수파 "총기협회에 등 돌린 기업 세금우대 없애겠다"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9:04   6781회     추천    비추천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총격 참사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선 미국총기협회(NRA)에 일부 기업들이 등을 돌리자, 이번에는 보수성향 정치인들이 해당 기업에 대한 세금우대를 없애겠다며 '역공'을 취했다.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 미국 최대 규모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2배로 커진다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8:36   6668회     추천    비추천
  •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최대 규모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 또다시 초대형 확장 공사가 추진된다.26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시카고 시는 주요 항공사들과 향후 8년간 총 85억 달러(약 9조 원)가 투입될 오헤어국제공항 신규 확장 및 첨단화…
  • 미국, 내년까지 러시아 넘어 세계 최대 산유국 된다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8:01   6530회     추천    비추천
  • IEA 전망…올해 말 미국 원유 생산량 하루 1천100만 배럴 돌파할듯 미국 텍사스의 오일 펌프[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7일 미국이 늦어도 내년까지 러시아를 넘어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에 등극할 …
  • 미 전문가 대북 코피 전략 부작용 경고…"파급 효과 심대할 것"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7:34   6808회     추천    비추천
  •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을 일컫는 이른바 '코피 전략'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미 전문가들이 코피 전략의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코피 공격을 가할 경우 전면전으로 확대할 위험성이 크며 이는…
  • 반이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NIW를 통한 영주권 취득은 쾌청  
  • 최고관리자   2018-02-27 17:03:22   702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플로리다 주 고교 총기 참극 이후 '총기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는 학생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최근 몇마디 않다가 오랜만에 3분 넘게…
  • 美 FCC, '망 중립성' 원칙 결국 폐기  
  • 최고관리자   2017-12-14 15:50:13   7981회     추천    비추천
  • "인터넷은 공공서비스 아닌 정보서비스…시장 원칙 따라야"비판론자들 "혁신과 투자의 생태계 파괴"  미 연방통신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
  • 디즈니, 21세기폭스 인수…세계 미디어시장 '지각변동'  
  • 최고관리자   2017-12-14 15:49:20   8126회     추천    비추천
  • 57조원 빅딜 성사…美정부 승인 여부가 '최종 관문'마블 캐릭터 한데 모은 디즈니, 명실상부한 '콘텐츠 제왕'으로(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정은 기자 = 월트디즈니가 14일(현지시간)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제국' 중 일부인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 뮬러 특검, 트럼프家 금융거래 정조준  
  • 최고관리자   2017-12-06 11:46:03   5534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러시아 스캔들’을 파헤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독일 도이체방크 간 커넥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캠프 인사·측근 등을 기소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가족에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블룸버그통신 등 …
  • 트럼프, 중동 화약고에 기어이 불붙이다  
  • 최고관리자   2017-12-06 11:45:26   565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이스라엘 수도는 예루살렘” 트럼프, 공인 연설 예고 美대사관도 이전할 방침 국제사회 70년 합의 파기 중동 각국 격렬하게 반발 동맹 사우디 등 철회 요구마크롱, 트럼프에게 “반대” 교황·러·中도 반대 입…
  • CIA,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한국어’ 요원 채용…연봉은 억대  
  • 최고관리자   2017-12-06 11:44:22   6056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억대 연봉의 ‘한국어 요원’ 채용 공고를 내걸었다.지난 28일 CIA는 SNS를 통해 “중앙 정보부 언어 담당관으로서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십니까?” “진실을 밝히는 일입니다”가 적힌 사진을 올렸다. 이어 ‘한국어 구사 유무…
  • 트럼프 "北 타락한 국가…美 위협시 北 완전 파괴"  
  • 최고관리자   2017-09-19 11:50:58   6095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제72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미국 abc 방송 화면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북한…
  • “미국 땅에서 나치 깃발이 휘날릴 줄이야…”  
  • 최고관리자   2017-08-17 10:20:16   8491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극우 백인민족주의자들의 행진에서 한 참가자가 나치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트위터  샬러츠빌 난동, 신나치주의자들 커밍아웃 “나치와 싸우다 20만명 전사한 나라에서…”독일 정부도 “극도로 역겨운 행태” …
  • 미 국가안보보좌관 "백인우월주의 유혈 사태는 테러행위"  
  • 최고관리자   2017-08-16 09:48:32   7212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12일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시위대의 유혈 사태를 ‘테러’로 규정했습니다.맥매스터 보좌관은 어제(13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대 남성이…
  • 트럼프 대통령 “인종주의는 악”...백인우월주의 비난  
  • 최고관리자   2017-08-16 09:47:34   5688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지난 12일 유혈 사태를 일으킨 백인우월주의 시위대를 비난했습니다.트럼…
  • 이란 "미국의 새 제재 시 핵 협상 파기할 것"  
  • 최고관리자   2017-08-16 09:46:56   5740회  첨부파일   추천    비추천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5일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면 몇 시간 안에 핵 협상을 파기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로하니 대통령은 오늘(15일) TV로 생중계된 의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게시물 검색
2024년 11월 우수회원 순위 (1위~10위)
순위 닉네임 11월 적립
포인트
총 적립
포인트
korea999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0 48,900
글쓰기, 댓글달기, 코멘트,
로그인만 하셔도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지금 투자하세요!
광고를 이용해 주시면 싸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Poll
결과

New 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