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만대씩 팔렸다…테슬라 '전기車의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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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6-04-04 11:46 조회4,4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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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프레먼트에 있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Tesla)’ 공장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없다. 대신 조립 로봇 160대가 차체를 들어 작업자에게 운반해 조립을 돕는다. 흰색으로 도색된 공장 내부에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직원도 쉽게 볼 수 있다. 테슬라는 부품 개발과 생산을 대부분 직접 한다.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은 하도급 업체에서 받은 부품을 조립하는 장소 역할만 하지만, 테슬라 공장은 알루미늄을 용해해 직접 강판을 만들고 플라스틱 부품도 만든다. 조립 효율화를 위해 부품 수도 최소화했다. 내연기관은 엔진 부품이 1000여개가 필요한 반면, 테슬라의 모터는 17개 부품으로 가능하다.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되겠다”는 일런 머스크(Musk)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새로운 중형 전기차 ‘모델3’를 선보인 직후 외신에서 나오는 평가다. 내년 하반기 본격 출시될 모델3는 공개 사흘 만에 사전 주문량이 27만6000건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닛산 리프의 지난 5년간 판매량(20만2000여대)보다 많은 것이다.
테슬라 창업주이자 회장인 머스크의 오랜 꿈은 합리적 가격에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로 양산차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지난주 공개한 모델3는 이런 그의 꿈을 실현할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모델3의 흥행 성공에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앞당겨지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델3, 기존 전기차보다 주행거리 2배 길어
모델3는 현재까지 주문량을 감안하면 제품 공개 사흘 만에 110억달러(약 12조60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린 셈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모델3에 폭발적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기존 전기차와 비교해 가격이 비슷하면서도 주행거리는 2배 길기 때문이다. 머스크 회장은 “모델3는 1회 충전으로 최대 346㎞를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기본형이 3만5000달러이고, 추가 사양을 더하면 4만달러를 조금 넘는다. 반면 닛산 리프는 미국 시장 가격이 3만5000달러 안팎이며 배터리를 완충(完充)하고 최대 170여㎞를 주행할 수 있다.
테슬라는 모델3의 경쟁 차종으로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등을 꼽는다. 세계적인 고급 완성차 브랜드의 엔트리차(소비자가 생애 최초로 구입하는 자동차)와 정면 대결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머스크 회장의 꿈 모델3에 달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선 모델3의 성공 여부가 머스크 회장과 테슬라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차를 양산차 시장의 주류로 만들겠다고 나선 머스크 회장의 도전이 모델3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 회장은 2012년 세단형 ‘모델S’,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세계 양산차 시장에선 ‘다크호스’일 뿐 시장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는 아니라는 평가가 없지 않았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20억달러에 육박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2003년 설립 이후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낸 적이 없다. 판매량도 지난해 처음 5만대를 넘었다. 세계 양대 자동차 회사인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폴크스바겐이 연간 1000만대 이상 판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다.
현재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1%도 되지 않는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8750만대였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50만대를 조금 넘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모델3 는 전기차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유발했고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생산 능력 부족에 발목 잡힐 수도
테슬라는 모델3를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받은 뒤 내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문이 폭주하면서 2018 년에도 차를 받지 못하는 고객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의 부품 조달과 생산 능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탓이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공장의 전기차 생산 능력이 연간 최대 50만대”라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연간 5만대 정도를 생산한 것이 최대였다.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업체인 ‘켈리블루북’의 잭 네러드 연구원은 “자동차 생산은 수도꼭지를 틀 듯 물량을 쏟아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한순간에 생산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리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 소비자들도 사전 예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모델3가 언제 국내 도로를 달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모델3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8000대 보급을 목표로 1대당 최대 200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이를 감안하면 모델3의 기본형 실구매가는 2000만원이 조금 넘을 전망이다. 보조금 규모와 수혜자 수는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르며, 보조금 신청자가 많으면 추첨으로 정한다. 신청자가 많으면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모델3의 충전 방식이 기존 완성차 업체의 충전 규격과 다르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테슬라는 충전 규격이 달라 진출 국가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급속 충전 시설을 집중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사용자가 적어 급속 충전 시설을 조성하지 않으면 가정에서 완속 충전만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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