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의 본업(本業)은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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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09-06-19 16:41 조회2,927회 댓글0건본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라디오 연설에서 언급했던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근원적 처방'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를 놓고 많은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쇄신위는 다음주 초 '국민통합형 개각'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기조 전환' 등이 담긴 국정쇄신안을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여권(與圈) 일각에선 개헌(改憲)을 통해 현행 대통령 중심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현재로서는 개각에 대한 구상을 갖고 있거나 복안·방향을 갖고 있지 않다"며 "변화·변혁을 이야기할 때 제일 쉬운 것이 사람 바꾸는 것이지만 대통령은 그것을 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근원적 처방은) 제도적으로 무엇을 바꾸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화두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 역시 여러 차례 "국면 전환용 개각은 3김 시대의 유산이며, 필요한 자리에 대해 그때그때 인사를 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개각이 국정 쇄신의 전부가 될 수도 없고 역대 정권들이 되풀이해 온 잦은 사람 바꾸기가 결과적으론 국정의 혼란만 부추겨 왔다는 대통령의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 풍토에서 개각이 정부 내부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의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해 새 출발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를 거둬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지금껏 필요한 인사조차 시기를 놓쳐 하나 마나 한 것으로 만들곤 했다. 이번 개편이 과거처럼 천시(天時)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에 앞서 대통령은 자신이 언급한 '근원적 처방'에 왜 국민이 큰 관심을 보이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지금 대통령과 정권 전체가 처한 상황에서 볼 때 가장 시급한 것은 대통령이 대통령 책임 아래 정치 현안을 풀어가는 자세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4개월 동안 정치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드러냈고, 때론 정치를 외면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 혐오증'이야말로 국정을 헝클어뜨린 근본 원인이었다. 정치적 고려 없이 결정한 조각(組閣)이 민심 이반의 출발점이었다. 광우병 사태와 촛불시위는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대통령 정치의 기본을 소홀히 한 탓이었다. '노무현 조문 정국(政局)'의 근본 배경도 마찬가지다.
이 정권이 쓸어 담지 못한 민심이 굴러다니며 곳곳에서 문제를 만드는 것이 지금의 시국 불안의 원인이다. 정권의 눈과 귀가 돼 이 상황을 보고 들어야 할 기관과 사람들이 대통령의 '정치 혐오증'을 의식해 직언을 못하면서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지금 정계 밖 시중 여론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안에서조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의 전망을 대단히 어둡게 보고 있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이명박 정권·한나라당 정권은 내년 지방선거 이후 조기(早期)에 식물(植物)정권으로 주저앉아버릴 수도 있다. 정치를 외면하고 정치를 불신하고 정치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핵심 원인이다.
이 대통령의 참모들에 따르면 "대통령은 자신은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며, 정치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정치에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뜻 비효율적이라고 보이는 정치야말로 각종 이해와 욕구를 수렴해 국민 통합을 이뤄가면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민주 국가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승진'시켜 대통령으로 지명하지 않고,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가장 어렵고 복잡한 정치의 역할을 위임한 것이다. 이 국민의 최대 위임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면 그 대통령은 실패하고 만다.
이 대통령은 또 "정치보다는 일을 잘해서 평가를 받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도 한다. 대통령은 세계 경제 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하거나, 경제 지표가 대폭 호전되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후세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민주화되고 다원화된 사회에선 어느 대통령도 국회와 정치권의 지지 없이 원만한 국정 운영을 하기 어렵고, 업적을 남기기도 어렵다. 설사 특정 부문에서 성과가 있다 해도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어떤 실적, 어떤 수치를 들이대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 지금 외국에선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선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의 전면에 직접 나서 정치 상황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다음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원하지 않은 정권의 승리를 도와 결국 그 정권이 임기 첫날부터 이 정권의 '업적'을 지워가는 상황을 맞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근원적 처방'은 대통령의 본업(本業)이 정치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현재로서는 개각에 대한 구상을 갖고 있거나 복안·방향을 갖고 있지 않다"며 "변화·변혁을 이야기할 때 제일 쉬운 것이 사람 바꾸는 것이지만 대통령은 그것을 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근원적 처방은) 제도적으로 무엇을 바꾸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화두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 역시 여러 차례 "국면 전환용 개각은 3김 시대의 유산이며, 필요한 자리에 대해 그때그때 인사를 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개각이 국정 쇄신의 전부가 될 수도 없고 역대 정권들이 되풀이해 온 잦은 사람 바꾸기가 결과적으론 국정의 혼란만 부추겨 왔다는 대통령의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 풍토에서 개각이 정부 내부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의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해 새 출발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를 거둬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지금껏 필요한 인사조차 시기를 놓쳐 하나 마나 한 것으로 만들곤 했다. 이번 개편이 과거처럼 천시(天時)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에 앞서 대통령은 자신이 언급한 '근원적 처방'에 왜 국민이 큰 관심을 보이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지금 대통령과 정권 전체가 처한 상황에서 볼 때 가장 시급한 것은 대통령이 대통령 책임 아래 정치 현안을 풀어가는 자세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4개월 동안 정치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드러냈고, 때론 정치를 외면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 혐오증'이야말로 국정을 헝클어뜨린 근본 원인이었다. 정치적 고려 없이 결정한 조각(組閣)이 민심 이반의 출발점이었다. 광우병 사태와 촛불시위는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대통령 정치의 기본을 소홀히 한 탓이었다. '노무현 조문 정국(政局)'의 근본 배경도 마찬가지다.
이 정권이 쓸어 담지 못한 민심이 굴러다니며 곳곳에서 문제를 만드는 것이 지금의 시국 불안의 원인이다. 정권의 눈과 귀가 돼 이 상황을 보고 들어야 할 기관과 사람들이 대통령의 '정치 혐오증'을 의식해 직언을 못하면서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지금 정계 밖 시중 여론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안에서조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의 전망을 대단히 어둡게 보고 있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이명박 정권·한나라당 정권은 내년 지방선거 이후 조기(早期)에 식물(植物)정권으로 주저앉아버릴 수도 있다. 정치를 외면하고 정치를 불신하고 정치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핵심 원인이다.
이 대통령의 참모들에 따르면 "대통령은 자신은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며, 정치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정치에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뜻 비효율적이라고 보이는 정치야말로 각종 이해와 욕구를 수렴해 국민 통합을 이뤄가면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민주 국가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승진'시켜 대통령으로 지명하지 않고,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가장 어렵고 복잡한 정치의 역할을 위임한 것이다. 이 국민의 최대 위임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면 그 대통령은 실패하고 만다.
이 대통령은 또 "정치보다는 일을 잘해서 평가를 받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도 한다. 대통령은 세계 경제 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하거나, 경제 지표가 대폭 호전되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후세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민주화되고 다원화된 사회에선 어느 대통령도 국회와 정치권의 지지 없이 원만한 국정 운영을 하기 어렵고, 업적을 남기기도 어렵다. 설사 특정 부문에서 성과가 있다 해도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어떤 실적, 어떤 수치를 들이대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 지금 외국에선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선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의 전면에 직접 나서 정치 상황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다음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원하지 않은 정권의 승리를 도와 결국 그 정권이 임기 첫날부터 이 정권의 '업적'을 지워가는 상황을 맞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근원적 처방'은 대통령의 본업(本業)이 정치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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