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때문에 못 자는 아내 위해 장애인용 침대 발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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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0-08-29 13:06 조회1,834회 댓글0건본문
▲ 장애인 발명가 최광훈씨가 자신이 개발한 장애인용 전동 침대 앞에서 부인 최순영씨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전신마비된 최광훈씨 그냥 두면 욕창 생겨 부인이 밤새 돌려눕혀야
전신마비된 최광훈씨 그냥 두면 욕창 생겨 부인이 밤새 돌려눕혀야
"그동안 미안했데이…"
"병권아! 병권아!"
22일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 기계공장. 지체 장애 1급 최광훈(53)씨가 자신이 발명한 침대에 누워 아들 이름을 부르자 침대 왼편이 쑥 꺼지더니 최씨 몸이 90도 기울었다. 10분이 흐르자 이번엔 오른쪽 절반이 쑥 내려가 최씨의 몸이 반대 방향으로 눕혀졌다.
세로로 4등분 된 침대가 모터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하자 최씨의 딱딱한 손을 꼭 붙잡고 있던 아내 최순영(48)씨 눈에 눈물이 맺혔다.
"허튼짓 한다고 구박했더니 그래도 잘 움직이네…." 천장만 보고 눈을 끔뻑이던 남편은 "그동안 미안했데이…. 내가 니 호강은 못 시켜도 잠은 꼭 푹 자게 해줄게"라고 말했다.
22일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 기계공장. 지체 장애 1급 최광훈(53)씨가 자신이 발명한 침대에 누워 아들 이름을 부르자 침대 왼편이 쑥 꺼지더니 최씨 몸이 90도 기울었다. 10분이 흐르자 이번엔 오른쪽 절반이 쑥 내려가 최씨의 몸이 반대 방향으로 눕혀졌다.
세로로 4등분 된 침대가 모터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하자 최씨의 딱딱한 손을 꼭 붙잡고 있던 아내 최순영(48)씨 눈에 눈물이 맺혔다.
"허튼짓 한다고 구박했더니 그래도 잘 움직이네…." 천장만 보고 눈을 끔뻑이던 남편은 "그동안 미안했데이…. 내가 니 호강은 못 시켜도 잠은 꼭 푹 자게 해줄게"라고 말했다.
좌우가 오르락내리락 움직이는 전동침대를 발명한 최씨는 다른 사람 도움이 없으면 밥을 먹을 수도 화장실에 갈 수도 없는 중증 장애인이다. 그가 걸린 병은 희귀 난치성 질환인 '진행성 근이영양증'. 25세 때 증상이 시작돼 몸이 조금씩 마비돼 갔고, 라디오에 보낸 사연을 들은 여성이 연락해 와 사귀게 됐는데, 그녀가 지금의 아내다. 지금은 움직일 수 있는 게 전동휠체어 레버를 조종하는 엄지손가락뿐이다. 자다가 옆으로 돌아누울 수도 없다 보니 하룻밤 사이에도 몸이 눌려 욕창이 생긴다.
밤마다 최씨를 돌아 눕히는 것은 온전히 아내 몫이었다. 남편은 팔다리가 눌리는 것이 고통스러워 1시간마다 아들 이름을 불렀다. 아내는 그때마다 남편 몸을 돌려 눕히며 20년을 살았다. 최씨는 "아내는 한의원에서 하루 10시간씩 서서 약 달이는 일을 해요.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그런 아내에게 저는 밤마다 고함을 질러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최씨는 되도록 잠을 적게 자려 애쓴다. 특수 마우스를 입에 물고 자정까지 인터넷을 한다. 어느새 부부에게는 소박한 꿈이 생겼다. 둘 다 깨지 않고 푹 자는 것이다. 최씨가 전동침대를 만든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장애인 인권은 장애인 스스로 챙겨야"
최씨는 수십번도 더 죽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그는 모아둔 수면제를 입에 털어 넣을 수조차 없었다. 이를 계기로 최씨는 오히려 2001년 장애인 인권운동에 뛰어들었다. 1년 만에 그는 무기여장애인연금법 제정 공동대책위원회 공동 대표를 맡았다. 2003년엔 중증 장애인 전동휠체어 건강보험 확대 적용 추진연대 집행위원장이 됐다. 한겨울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작은 노력 덕에 전동휠체어에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했고 지난달엔 장애인연금제도가 도입됐다. 서울시는 2007년 그에게 장애극복분야 사회복지대상을 수여했다.
◆장애인이 발명하는 게 인권운동만큼 어려워
최씨는 "발명도 장애인 인권운동만큼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2006년 경기도 재활공학서비스 연구지원센터가 개최한 재활보조기구 아이디어 공모전에 장애인용 승강기구를 응모해 발명상을 탔지만 상품화엔 실패했다. 천장에 끈을 매달아 누워 있는 장애인을 일으켜 세우는 기구였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었어요. 시제품을 만들어 줄 공장을 찾아다니다 지쳐 포기했죠."
머릿속에만 있던 전동침대도 어렵게 빛을 봤다. 최씨는 지난 1월 자신을 돌보던 자원봉사자가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처음으로 특허란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실용신안특허를 마친 최씨는 전국 기계공장 15곳을 찾아다니며 제품을 설명했다. 하지만 번번이 "이런 게 필요하냐"는 소리뿐이었다. 2억원에 달하는 제작비용도 문제였다. 그는 "절망스러울 때마다 고생하는 아내와 못난 아비를 존경하는 속 깊은 아들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때 마침 한 공장에서 재료비만으로 침대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동안 상체를 일으켜주는 침대는 있었지만 좌우로 돌려 눕혀주는 침대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간단한 침대지만 만드는 사람들이 장애인이 아니다 보니 쓸모를 몰랐던 거죠."
최씨는 요즘 마음이 설레 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6일부터 3일 동안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최대 복지산업박람회인 '시니어&장애인 엑스포(SENDEX)'에 자신의 발명품을 처음으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6번째 열리는 박람회지만 장애인이 직접 시제품을 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 부스 임대비용은 킨텍스가 지원해줬다.
18㎡(약 5평) 크기 부스에는 침대 2개와 전단지 500부뿐이지만 최씨는 "몸이 불편해도 이 기간만큼은 하루종일 부스를 지키며 내 발명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밤마다 최씨를 돌아 눕히는 것은 온전히 아내 몫이었다. 남편은 팔다리가 눌리는 것이 고통스러워 1시간마다 아들 이름을 불렀다. 아내는 그때마다 남편 몸을 돌려 눕히며 20년을 살았다. 최씨는 "아내는 한의원에서 하루 10시간씩 서서 약 달이는 일을 해요.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그런 아내에게 저는 밤마다 고함을 질러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최씨는 되도록 잠을 적게 자려 애쓴다. 특수 마우스를 입에 물고 자정까지 인터넷을 한다. 어느새 부부에게는 소박한 꿈이 생겼다. 둘 다 깨지 않고 푹 자는 것이다. 최씨가 전동침대를 만든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장애인 인권은 장애인 스스로 챙겨야"
최씨는 수십번도 더 죽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그는 모아둔 수면제를 입에 털어 넣을 수조차 없었다. 이를 계기로 최씨는 오히려 2001년 장애인 인권운동에 뛰어들었다. 1년 만에 그는 무기여장애인연금법 제정 공동대책위원회 공동 대표를 맡았다. 2003년엔 중증 장애인 전동휠체어 건강보험 확대 적용 추진연대 집행위원장이 됐다. 한겨울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작은 노력 덕에 전동휠체어에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했고 지난달엔 장애인연금제도가 도입됐다. 서울시는 2007년 그에게 장애극복분야 사회복지대상을 수여했다.
◆장애인이 발명하는 게 인권운동만큼 어려워
최씨는 "발명도 장애인 인권운동만큼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2006년 경기도 재활공학서비스 연구지원센터가 개최한 재활보조기구 아이디어 공모전에 장애인용 승강기구를 응모해 발명상을 탔지만 상품화엔 실패했다. 천장에 끈을 매달아 누워 있는 장애인을 일으켜 세우는 기구였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었어요. 시제품을 만들어 줄 공장을 찾아다니다 지쳐 포기했죠."
머릿속에만 있던 전동침대도 어렵게 빛을 봤다. 최씨는 지난 1월 자신을 돌보던 자원봉사자가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처음으로 특허란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실용신안특허를 마친 최씨는 전국 기계공장 15곳을 찾아다니며 제품을 설명했다. 하지만 번번이 "이런 게 필요하냐"는 소리뿐이었다. 2억원에 달하는 제작비용도 문제였다. 그는 "절망스러울 때마다 고생하는 아내와 못난 아비를 존경하는 속 깊은 아들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때 마침 한 공장에서 재료비만으로 침대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동안 상체를 일으켜주는 침대는 있었지만 좌우로 돌려 눕혀주는 침대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간단한 침대지만 만드는 사람들이 장애인이 아니다 보니 쓸모를 몰랐던 거죠."
최씨는 요즘 마음이 설레 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6일부터 3일 동안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최대 복지산업박람회인 '시니어&장애인 엑스포(SENDEX)'에 자신의 발명품을 처음으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6번째 열리는 박람회지만 장애인이 직접 시제품을 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 부스 임대비용은 킨텍스가 지원해줬다.
18㎡(약 5평) 크기 부스에는 침대 2개와 전단지 500부뿐이지만 최씨는 "몸이 불편해도 이 기간만큼은 하루종일 부스를 지키며 내 발명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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